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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진우 총무원장 "극락에 살아도 내가 불편하면 지옥"

중앙일보

입력

“지금 귀신 곡할 정도로 AI(인공지능) 등 과학 문명이 발달했지만, 우리 마음이 더 행복해졌다고 할 수 있나. 전혀 아니다.”

부처님오신날(15일)을 맞아서 대한불교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이 9일 서울 견지동 총무원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9일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은 "선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향해 나아가며, 이웃과 함께하는 삶이야말로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계종

9일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은 "선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향해 나아가며, 이웃과 함께하는 삶이야말로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계종

진우 스님은 “제4차 IT 산업혁명을 넘어 이제 AI 시대를 맞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 내면의 괴로움을 없앨 수는 없다. 극락 세상을 살아도 내가 불편하면 지옥이다”며 행복은 결국 마음에 달렸음을 역설했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이자 명상의 종교다. 진우 총무원장은 앞으로 오게 될 제5차 산업혁명을 내다보며 “그건 필시 정신문명의 개혁이 될 것”이라며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마음의 영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가모니 부처는 태어날 때 세상을 향해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외쳤다는 전승이 있다. 진우 스님은 거기에 담긴 의미를 풀었다.

“그건 혼자 잘났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을 깨치면 희비(喜悲ㆍ기쁨과 슬픔)와 고락(苦樂ㆍ괴로움과 즐거움)의 상대적 개념이 사라진다. 결국 완전한 정서적 평안을 얻게 된다. 그걸 니르바나, 열반이라고 부른다. 그것밖에는 최고가 없다는 뜻이다. 그걸 깨치면 내가 곧 부처라는 의미다.” 이런 가능성은 우리 모두에게 완전히 열려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우 총무원장은 "우리 사회에 더 이상의 대립과 갈등은 없어야 한다"며 "서로 다름에 집착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소통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은 "우리 사회에 더 이상의 대립과 갈등은 없어야 한다"며 "서로 다름에 집착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소통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선(禪)명상의 대중화’다. 뒤집어 말하면 “부처로 돌아가자.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외침이기도 하다. 지금은 조사선과 화두선에 기반한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서양의 지성인들도 명상에 심취하고 있다. 효과도 보고 있다. 그 본류가 한국 불교에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걸 방기하고 있다. 불교가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젊은이들이 요즘 힘들어하지 않나. 스트레스와 암울한 미래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일굴 명상법을 만들어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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