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적자 64억원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정부는 “알아서 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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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최초로 대전에 문을 연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대전시는 장애아동 등 치료와 재활을 돕는 공공병원인데 운영 책임을 자치단체에만 떠넘긴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6일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신진호 기자

지난해 5월 26일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신진호 기자

9일 보건복지부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6일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하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올해 적자가 64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는 30억원 발생했다.

지난해도 30억원 적자…사업비 대전시 부담

올해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사업비는 92억원으로 인건비가 64억원, 운영비 28억원 등이다. 사업비는 모두 대전시가 부담한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충남권역형 병원’으로 지정받아 지난해 5월 26일 개원했다. 병원을 짓는 데는 494억원이 투입됐다. 정부가 100억원, 대전시가 294억원, 넥슨이 1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병원은 충남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이다. 3월 말 기준으로 의사 6명과 간호사 등 92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6일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신진호 기자

지난해 5월 26일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신진호 기자

병원에는 재활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소아치과 등 3개 과가 개설돼 있고 특수검사와 재활치료 등도 지원한다. 주 5회 운영하는 낮 병동과 24시간 돌보는 입원 병동도 운영 중이다. 재활병원 특성상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대전교육청에서 교사 6명을 파견, 5개 학급(영·유아와 초등, 중·고등)도 개설했다. 낮 병동과 입원 병동을 이용하는 장애아동 가운데 학습을 희망하는 아이를 대상으로 교육한다.

전국 유일의 어린이 재활전문 의료기관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장애아동 치료와 돌봄 서비스, 특수교육까지 모두 담당하는 새로운 방식의 ‘통합복지서비스’를 하는 전국 유일의 어린이 재활전문 의료기관이다. 현재 하루 평균 120여 명이 병원을 찾고 있다. 지역별 어린이 이용 비율은 대전이 75.4%로 가장 많고 세종 10.2%, 충남 8.4% 등이다.

대전시는 지난해부터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으로 지정된 기존 의료기관에는 연간 최대 7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건립형’이라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5월 26일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재활 시설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5월 26일 대전 서구 관저동에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재활 시설 모습. 연합뉴스

관련 법(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은 ‘국가가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에 필요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 예산 지원 검토…기재부는 "난색"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다른 시·도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재활병원(지정방식)과 같은 수준(연간 7억5000만원)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전시와 세종시·충남도는 필수 인건비의 80%(약 51억원)를 정부에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5월 3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전 서구에서 진행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개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3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전 서구에서 진행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개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긴축 재정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며 지원에 난색을 보인다. 재활해야 하는 장애아동에게 필요한 기관이지만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기관인 만큼 적자가 발생해도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라는 얘기다.

이장우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건 무책임한 태도"

이장우 대전시장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원은 저출산 문제와 직결된다”라며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인 9일 오전 10시 ‘취임 2주년 국민보고’를 통해 ”장애인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 부처 간 벽도 과감히 허물고 빠르게 민생문제를 해결하도록 세심히 열심히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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