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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뜬 우주선…손님 1억명 ‘축제의 장’ 됐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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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3호 20면

DDP 개관 10주년  

개성 있는 다양한 콘텐트와 문화시설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은 다시 가고 싶어진다. 이런 좋은 공간이 많아지면 그 도시는 전 세계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 지난 3월 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고(故) 자하 하디드의 독창적인 설계와 대한민국 최첨단 시공기술의 결합으로 2014년 3월 21일 문을 연 DDP는 개관 첫 해 800만 명이 방문했으며, 2015년에는 뉴욕타임즈가 꼽은 ‘꼭 가봐야 할 명소 52’에 선정됐다. 엔데믹으로 전환된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 방문객 1300만 명을 기록했고, 역대 최고 매출(166억원)을 올리면서 재정자립도 또한 105.9%를 달성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고 자하 하디드 설계

지난해 가을 DDP 외벽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서울라이트’ 행사. [뉴시스]

지난해 가을 DDP 외벽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서울라이트’ 행사. [뉴시스]

지난 2월 서울시가 서울시홈페이지를 통해 ‘DDP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2243명의 응답자 중 DDP에 대한 인지도는 97%에 달했다. 특히 기획행사와 전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에 대한 선호도 역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DDP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디자인과 트렌드를 보여주는 ‘핫 플레이스’로, 디자인·창조산업의 전진기지로 기획됐지만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동대문이라는 지역의 역사성과 어울리지 않는 유별난 형태의 건물은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선처럼 낯설었다. 시민의 혈세로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기괴한 건물을 짓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형태의 독특함은 새로움으로 인정됐다.

이정훈 건축가는 “당시 논란의 맞고 틀림을 떠나, 건축물은 이래야 한다는 기존의 관습과 질서를 다르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며 “파리의 에펠탑,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독특함이 처음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지만 역사 속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학습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울시민이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랜드마크”라고 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DDP 전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하늘에서 내려다본 DDP 전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올 가을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예상하고 있는 DDP가 시민들에게 빠르게 인지된 데는 개관 초기부터 열린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패션쇼와 전시, 그리고 유명 아티스트들의 대규모 전시도 큰 영향을 끼쳤다.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쇼를 비롯해 디올·루이비통 등이 차례로 브랜드 아카이브 전시를 열었고, 패션계 거장 장 폴 고티에의 패션쇼와 전시도 열리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DDP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화려하고 획기적인 콘텐트와 디스플레이는 전시문화 기획과 관람 수준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2015년에는 고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대규모 회고전도 열렸다. 2022년 전시를 개최한 영화감독 팀 버튼은 “존경하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에서 전시하고 싶은 소망을 이뤄 무한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0주년 기념 NFT 발행, 스페셜 투어도

MZ세대에서 ‘인스타’ 명소로 꼽히는 야외 동굴계단.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MZ세대에서 ‘인스타’ 명소로 꼽히는 야외 동굴계단.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은 그동안 시민들의 ‘문화적 즐거움’을 위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을 펼쳐 왔다. 매년 가을과 겨울에 진행하는 ‘서울라이트’와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가 대표적이다. 첫해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 서울라이트는 매년 세계적인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을 222m 길이의 DDP 외벽에 시연하면서 연말이면 가족·연인들이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세계 디자인의 미래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서울디자인’ 행사는 최대 100만 명이 찾는 규모로 성장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DDP 디자인 스토어’가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선보인 ‘서울굿즈’ 상품은 오픈 런을 기록했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서울디자인재단의 이경돈 대표이사는 “DDP 디자인스토어는 단순히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들을 위한 시장 진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DDP 디자인 스토어의 성장은 소상공인과 함께 상생하고 성장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생일축하’ 행사에는 4일간 21만 명이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시민들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프로그램은 ‘DDP NFT 에어드롭’이다. 12명의 아티스트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포스터를 제작했고, 이를 NFT로 만들어 1200개를 발행했는데 배포시작 2분 만에 전량 소진됐다. 재단은 DDP 외부를 장식하고 있는 4만5133개의 은빛 알루미늄 패널을 NFT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DDP 공간 곳곳에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 ‘DDP 개관 10주년 스페셜 투어-DDP의 낮과 밤’도 환영받았다. 특히 야간에 불 꺼진 DDP 공간을 탐색하는 투어와 잔디언덕에서 별과 달을 관측하는 프로그램 ‘DDP에 뜬 달과 별’은 특별한 경험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DDP 곳곳의 ‘인증샷’ 명소들도 인기였다. 마켓 입구에 세워진 10주년 대형 케이크 모형 앞에서 또는 레드카펫으로 장식된 야외 동굴계단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은 ‘인생 네 컷’을 촬영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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