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사전투표소 설치 장소인 대구 달서구 유천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 선거업무 담당자가 실제 사전투표소에 설치됐던 불법 카메라 사진을 참고하며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4·10 총선 관련 장소에서 불법 카메라로 의심되는 장치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29일 행정안전부 점검 결과 사전투표소 등 26곳에서 카메라 등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한 40대 유튜버가 경남 양산과 인천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체포된 뒤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등 1966곳 점검한 결과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18시 기준 전국 7개 시·도 26곳에서 카메라 등 장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시 2곳, 경기도 4곳, 인천시 9곳, 경상남도 6곳, 대구시 3곳, 부산·울산 각각 1곳씩이다. 이들 시설 중에는 4·10 총선에서 개표소로 사용되거나 과거 사전투표소로 사용된 곳도 포함됐다.
서울에선 강서구 화곡8동 주민센터 3층 남자 화장실 앞과 은평구 녹번동 주민센터 3층 정수기 뒤 등에서, 인천에선 계양·연수·남동·부평구 내 기관 9곳에서 발견됐다. 경기도에선 김포·고양·성남시 등에 있었는데, 김포시 고촌읍사무소와 성남 분당동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발견된 장치는 투표소 출입구 쪽을 비추는 형태로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 경상남도 양산시와 대구·부산·울산 등에도 있었다.이들 장치는 대부분 화장실이나 정수기 주변에서 발견됐다.
이들 장치는 대부분 화장실이나 정수기 주변에서 발견됐다. 다만 앞서 유튜버가 인천 등에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소형 카메라와 같은 기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남 양산시 4·10 총선 사전투표소인 양주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견된 불법 카메라. 현재 양산에서는 사전투표소 및 개표소, 본 투표소 등 총 6곳에서 각 1개씩 불법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연합뉴스
경찰, 불법 카메라 설치 유튜버 구속영장 신청 방침
인천 논현경찰서는 전날 인천 지역 사전투표소 5곳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하고, 40대 유튜버 A씨를 붙잡아 건조물 침입 및 통신비밀보호법위반으로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충전 어댑터 형태인 카메라에 특정 통신사 이름이 담긴 스티커를 붙여 통신 장비인 것처럼 위장했고, 투표소 내부를 촬영하도록 정수기 옆 등지에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튜브 채널에선 그가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사전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내부를 촬영한 정황이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전 투표율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작하는 걸 감시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인천 9곳과 경남 양산에서 발견된 6곳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는 A씨가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A씨가 불법 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난 다른 장소에도 카메라를 설치했는지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