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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17개월 만에 4%대 진입…중기 대출금리도 4.98%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 경기 지역 한 은행 외벽에 대출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지난 15일 경기 지역 한 은행 외벽에 대출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은행권 대출 금리가 석 달째 하락하면서 1년 5개월 만에 4%대로 떨어졌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하락 등을 타고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도 4개월 연속 내려갔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연 3.63%였다. 대출금리는 한 달 새 0.19%포인트 내려간 4.85%였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2022년 9월(4.71%) 이후 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여기엔 시장의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는 기업·가계대출 모두 0.19%포인트씩 내려갔다. 기업대출에선 중소기업 대출(-0.3%포인트), 가계대출에선 보증 대출(-0.33%포인트)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금리(4.98%)는 대기업(5.11%)보다 낮아지면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역전이 이뤄졌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취급에 나섰고,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실행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3.96%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0개월 만에 4% 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두 달째 3%대를 지킨 것이다. 하락 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4개월 연속 내림세도 이어갔다. 주담대를 금리 조건별로 보면 고정형 금리가 3.91%로 한 달 새 0.04%포인트 내려갔다. 변동형 금리는 같은 기간 0.05%포인트 하락하면서 4.04%로 집계됐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07%포인트 내려간 4.02%였다.

가계대출 금리 하락엔 주담대 지표 금리로 쓰이는 코픽스 하락 등이 작용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는 1월 3.66%에서 2월 3.62%로 하락했다. 다만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84%에서 3.89%로 소폭 상승했다.

1월부터 본격화한 대환대출 플랫폼 '갈아타기'에 따른 은행 간 금리 인하 경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주담대 갈아타기로 인한 대출 이동 규모는 3조1274억원, 금리는 평균 1.5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2월 은행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22%포인트를 나타냈다. 전월보다 0.15%포인트 줄었다.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석 달 만에 축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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