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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한기대 총장 "산재 전문 의대 추진…생성형 AI, 교육에 적극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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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시장에서는 필요하지만, 공급되지 않는 인력이 뭘까. 그 관점에서 대학이 해야 할 역할을 찾아왔습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 총장은 현재 대학이 풀어야 할 과제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스킬 미스매치(skill mismatch) 문제’ 해결을 꼽았다. 대학이 교육 모델 혁신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 총장은 그 일환으로 “산재환자 예방·치료·재활을 위한 산업의대를 신설해 공공의료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6일 중앙일보 사옥에서 유 총장을 만나 한기대의 역할과 비전을 물었다.

산업의대가 왜 필요한가
날로 급증하는 산재환자 대응을 위한 산업의학전문의 증원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산업재해자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3만 명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도 1989년 한기대 설립 단계에서부터 중장기 계획으로 산업의과대학 신설을 포함했다. 현재 전국에는 10개 산재병원이 있고, 울산에 새로운 산재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이 병원들이 지속 가능하게 좋은 의료 인력을 공급받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이 필요하다. 
의대를 만들려면 큰 비용이 필요할 텐데
산재병원을 수련병원으로 활용하고, 일부 산재병원 의사를 임상교수로 활용하면 산업의대 설립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학의 첨단 공학기술과 산업안전공학, 산재병원의 산재환자 치료·요양·재활 인프라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생성형 AI 시대와 함께 대학 위기 직면”

한국기술교육대 다담 미래학습관. 한기대 제공

한국기술교육대 다담 미래학습관. 한기대 제공

한국고용정보원장을 지낸 유 총장은 지난해 6월에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기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국내 고용노동분야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한기대가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비결로 교육 모델의 끊임 없는 혁신을 꼽았다. 실제로 한기대는 지난해 최첨단 실습 시설인 다담 미래학습관을 여는 등 미래형 교육 시설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유 총장은 “지금까지 지식을 전달했던 교수의 역할을 생성형 AI가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대학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전 세계 대학들이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대학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대는 취업률이 높은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비결은 무엇인가
한기대는 이론과 실험실습 교육을 50대 50으로 할 정도로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잘 배양해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기대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경력직원 같은 신입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또 장기현장실습제를 우리나라 대학 중 처음으로 도입해 재학 중에 산업체 경험을 한 학기 이상 체험하게 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교육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우리 대학은 이미 지난해부터 생성형 AI를 교육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산업경영학부의 ‘인공지능과 경영’ 교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제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배우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다. 많은 교수들도 생성형 AI를 교육 과정, 코딩 제작, 졸업작품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중요한 기술인 만큼 교육, 행정, 연구 등 다방면에 걸쳐 도입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다담 미래학습관 등 최첨단 교육시설에 투자하는 이유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미래 신기술 분야의 창의 융합 인재를 공급하고, 에듀테크 기반의 대학 교육혁신 모델 정립을 통해 우리나라 대학 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만들었다. 다담 미래학습관에는 미래형자동차·지능형 로봇·AI 랩 등 최첨단 교육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수소연료전지나 이차전지 랩 등을 추가 설치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첨단 공학기술 교육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K-Tech’ 교육모델 세계로 수출”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기대는 올해 ‘글로컬대학30’ 사업 2기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면 5년간 최대 1000억 원과 규제혁신 우선 적용 등 지원을 받게 된다.

글로컬30 사업에 도전했는데
한기대는 최고의 공학교육 모델과 평생직업능력개발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런 우수한 인프라와 교육훈련 모델을 충남 지역의 산업 발전과 지역 대학 살리기에 활용하려고 한다. 충남의 전략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의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학과를 관련 클러스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도 수출되는 글로벌 ‘K-Tech’ 교육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졸업생의 지역 정주율 향상을 위한 복안이 있나
취업률 향상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우수한 인재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역 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채용설명회·박람회 등에도 지역 기업을 먼저 초청하고, 추천채용 등을 통해 우수 인재를 지역 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졸업생의 지역 취업비율을 50%까지 늘리기 위해 대학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

유 총장은 평생직업능력개발 허브대학으로서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100세 시대가 오면서 이제는 대학 졸업 이후에도 평생 학습을 해야 한다”며 “2000여개 온라인 학습 콘텐트를 개발 및 제공해 재직자, 구직자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누구나 무상으로 직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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