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최정혁의 마켓 나우

MZ 세대에 필요한 투자 습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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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많은 개인이 투자에 실패하는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탐욕과 공포라는 상반된 감정에 번갈아 무너지며, 고점에 매수하고 저점에 매도한다.

장기 투자에서는 고점 매수의 결과가 괜찮은 편이다. 이는 우상향하는 인덱스(주가지수)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비록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조정 기간은 거치지만, 역사적 고점은 계속 경신돼 왔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조사도 이런 사실을 확인한다. 1980년부터 약 40년 동안 S&P500 지수를 역사적 고점에서 매수했더라도 평균적으로 1년 후 15%, 3년 후 50% 그리고 5년 후엔 79%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마켓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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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포로 인한 매도는 장기 투자자에게 최대의 적이다. 목표하는 투자 기간이 장기임에도 단기적 손실을 우려해 불필요한 매도에 나서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인덱스 투자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의 대가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는 이를 ‘근시안적 손실 회피’(myopic loss aversion, MLA)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익보다 손실에 훨씬 더 민감한 ‘손실 회피’, 그리고 길게 보지 못하고 눈앞의 현상에 사로잡히는 ‘근시안적 사고’라는 두 가지 인지 편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자료를 보면 1929년부터 2022년까지 S&P500 지수가 연간 수익률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비율이 전체의 16%인데 비해 일간 수익률로는 그 비율이 46%에 달했다. 그렇다면 똑같이 10년을 투자 기간으로 설정한 장기 투자일지라도 투자 성과를 매일 확인하는 사람은 1년에 한 번 확인하는 사람에 비해 약 3배 정도 더 자주 마이너스 수익을 목격하게 된다. 여기에 MLA가 작용하게 되면 전자의 투자자는 후자보다 더 빈번하게 매도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커진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런 현상을 더 강화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PC 이용 시간은 약 5시간이다. 하루에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횟수는 평균 58회라고 한다. 온종일 주가 등락에 완전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MLA는 자산 분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격 등락이 심한 주식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전체 보유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이 지나치게 작아져 장기적 재산 증식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에선 좋은 아이디어보다 좋은 습관이 더 중요하다. 젊은 세대일수록 낙관적인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투자하면서 MLA의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 젊음은 투자에서도 축복이다. 하락 조정을 견뎌내고 더 큰 도약을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