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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홍보 선점하는 중국…'창바이산' 세계지질공원 등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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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백두산의 사계절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하고 "신비롭고 조화로운 황홀한 절승경개를 펼치는 사계절로 하여 백두산은 우리 조국의 자랑, 세계적인 명산으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백두산의 사계절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하고 "신비롭고 조화로운 황홀한 절승경개를 펼치는 사계절로 하여 백두산은 우리 조국의 자랑, 세계적인 명산으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뉴스1

백두산 중국 부분이 백두산의 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백두산은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이 중국 땅에 해당한다.

28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된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창바이산을 비롯한 18개 후보지가 새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등재 권고’ 결정이 내려진 곳들로 관례에 따라 집행이사회를 그대로 통과했다.

유네스코는 창바이산을 두고 “지린성(吉林省) 남동부에 있는 화산활동의 야외교실 같은 곳”이라면서 “가장 잘 보존된 화산으로 화산이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며 정상에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높은 화산호인 천지는 절경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발전을 도모하고자 지정된다. 이로써 세계지질공원은 총 213곳(48개국)으로 늘었다.

중국은 2020년 자국 영토에 속하는 백두산 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달라고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이번 인증을 위한 설명자료에는 “창바이산은 지질학적으로 북중국강과 북동쪽 경계와 유라시아 대륙, 환태평양조산대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해 강력한 화산활동으로 수백만 년간 독특한 지역이 형성된 곳"이라고 소개했다.

북한도 2019년 백두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달라고 신청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실사가 이뤄지지 않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인증될 후보지에는 오르지 않았다. 북한 측은 2025년 등재를 목표로 연내 현지 실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전체 규모에선 중국 측 지분이 훨씬 많지만 천지는 약 54.5%가 북한 영역이다.

중국은 1986년 창바이산을 국가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2003년엔 ‘중화 10대 명산’으로 지정했다. 이번 등재로 국제사회에서 백두산보다 창바이산이라는 명칭이 더 많이 사용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영토에 대해 신청했고 유네스코 차원에서 등재 결정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외교적 이슈가 있어 언급이 조심스럽다”고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국이 추후에 백두산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백두산에 대한 역사적·상징적 의미를 적극 알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지질공원=2010년대 초반부터 중국이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분야로 2015년 11월 유네스코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지정됐다. 전문가들에 의해 후보로 추천되면 집행이사회가 결정하는 절차 역시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지난해까지 가장 많이 등재한 국가 역시 중국(41개소)으로 2위 스페인(16개소)을 훌쩍 뛰어넘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의 한 분류인 자연유산과 다른 개념이다. 자연유산은 세계유산협약 가입국이 개최하는 협약 총회와 협약 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등재되며 사업 규모나 권위가 훨씬 큰 편이다. 등재 후 세계유산으로서 보전 관리 의무가 있고 까다롭게 심사된다.

한국은 세계지질공원에 2010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2017년 경상북도 청송군, 2018년 무등산권역(광주, 전남 화순·담양), 2020년 한탄강(경기도 포천·연천, 강원도 철원), 2023년 전북 서해안권(고창·부안군, 2023년)을 등재했다. 현재 경북 동해안(포항 영덕·울진군, 경주시), 충청북도 단양군, 인천 백령·대청도가 등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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