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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당 비례후보 백선희 교수, 정유라 닮은꼴 '학점 특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백선희 서울신학대 교수가 대학 이사장 조카에게 '학점 특혜'를 준 의혹이 불거졌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 소장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 소장

백 교수는 2015년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장 시절 이사장의 조카 A씨(프로 골퍼)가 출석 일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학칙에 따라 F학점으로 처리하지 않고 과제 제출로 대체해 학점을 받도록 했다. 당시 서울신학대 대학원 학칙의 시행세칙에는 '수강 신청한 과목은 4분의 3 이상 출석하여 수강하지 않으면 출석 실격이 되어 'F' 처리된다'(제23조 제6항)고 되어 있다.

일부 학생이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확산하자, 대학 측은 자체 조사를 벌여 백 교수와 일부 교수의 출결 처리 위반을 경고조치 했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이런 사실이 일부 매체에 알려지자 백 교수는 해당 매체에 "이사장 조카라는 사실도 한참 후에 알았다. 내가 F를 주면 학사경고를 받는 상태였다. 앞으로 수업에 잘 참여하겠다고 해서 ‘그럼 과제를 내라’라고 기회를 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계에서는 백 교수를 둘러싼 논란이 과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재학 시절 받은 특혜 논란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씨는 이화여대 재학 시절 2016년 1학기와 여름 계절학기에 결석하거나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수업을 받은 것처럼 처리돼 논란이 됐다. 이에 연루된 류철균·이인성 전 이화여대 교수 등은 학적 관리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류 전 교수는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정씨의 학점 특혜 논란으로부터 불과 몇 달 뒤였지만, 백 교수는 2017년 8월 서울신학대로부터 구두 경고만 받았고 4개월 뒤에는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로 선임됐다. 당시 백 소장의 남편인 김연명 전 중앙대 교수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위원장 겸 국정과제지원단장이었으며, 이후 청와대 사회수석이 되는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사로 활동했다.

백 교수는 4·10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13번을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의 비례정당 지지율에서 조국혁신당은 20~30%를 오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13~15명의 당선자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조국혁신당은 창당하면서 '교육 기회의 균등'을 내걸었는데 이사장 일가에 학점 특혜를 준 백 교수가 교육 균등을 말한다는 것은 내로남불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지는 28일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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