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 항구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 사고로 6명이 실종된 가운데 당국이 이들이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운데에는 세 아이의 아버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따르면 섀넌 길레스 해안경비대 소장은 26일 오후 수색을 종료하며 “수색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 (낮은) 수온에 비춰봤을 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생존자를 발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적극적인 수색 활동을 중단하고 가족을 위한 시신 수습으로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다.
실종자들은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멕시코 등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로, 사고 당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Francis Scott Key Bridge) 위에서 도로 보수를 하고 있었다. 실종된 8명 가운데 2명은 26일 오전 구조됐다. 이중 1명은 상태가 양호했으며 나머지 1명은 지역 외상 센터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고 같은 날 오후 퇴원했다.
CNN에 따르면 실종자 6명 중 하나는 온두라스 출신 건설 노동자인 메이너 야시르 수아조 산도발(38)이다. 그는 18년 전 미국으로 이주해 결혼한 뒤 18세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뒀으며, 최근에는 자신의 사업을 시작해 유지보수 회사를 차렸다. 수아조의 형은 가족들은 그동안 수아조가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이제는 시신을 수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당국에 감사를 전했다.
지역이민자 단체인 CASA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출신 이주노동자 미구엘 루나 또한 이날 다리 보수 작업에 투입됐다. 그는 19년간 매릴랜드에 거주하며 세 아이를 뒀다.
CASA의 구스타보 토레스 대표는 “미구엘 루나는 전날 오후 6시 30분에 일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며 “볼티모지역 전체와 CASA 가족들이 이 비극을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따.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26일 밤 실종자의 가족들과 기도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그들은 도시와 국가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일 뿐만 아니라 남편·아버지·처남이었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