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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조가 있는 아침

(220) 한강변의 봄맞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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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한강변의 봄맞이
원용우(1938∼ )

산수유 등불 달고서 다투어 길 밝힌다
묵은 풀 엎드리고 새싹은 고개 들고
기다린 임이 오시나 연실 터뜨리는 꽃망울

강변도 살아 있는지 새로운 몸짓 하네
나무는 실눈 뜨고 강물은 꿈틀대고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 눈부신 봄의 소리

봄소식 전해주는 개나리의 노란 웃음
박토에 뿌리 내린 들풀의 고요한 함성
불씨는 지피지 않아도 온누리에 번져 간다
-한국현대시조대사전

프랑스에서 약동하는 한국 시

새로운 생명들이 소생하는 봄은 창조의 계절. 분주히 움직이는 봄의 소리를 듣는 시인의 가슴에도 창작의 물이 오른다. 원용우 시인의 봄도 온 누리에 번져가는 고요한 함성으로 왔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시의 날은 3월 21일이다. 이때를 즈음해 프랑스 전역에서는 ‘시인들의 봄’ 행사가 펼쳐진다. 2백여 곳에서 시의 축제가 열려 생명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축하한다. 올해 시인들의 봄에는 『한국 현대시 100선』이 프랑스시인협회에서 출판돼 우리 시단에 기쁨을 안겨주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