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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가족에 건넨 세송이 물망초...김영호 "국가가 끝까지 노력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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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7일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은 자국민 보호의 중대한 국가적 책무이며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정부 최초의 상징물인 '세송이 물망초' 배지를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에 전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은 6·25전쟁 중 1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을 데려갔고, 전쟁 중에 포로가 되었다가 귀환하지 못한 국군 포로도 6만 명에 이른다"며 "또 전후 납북 피해자 516명을 여전히 송환하지 않아 가족들의 삶을 오랜 기간 황폐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6·25 전쟁 이후 60년이 훨씬 지난 2013년 이후에도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를 포함한 6명이 불법적으로 체포돼 억류돼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가 제작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정부 최초의 상징물인 '세송이 물망초' 배지의 모습. 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제작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정부 최초의 상징물인 '세송이 물망초' 배지의 모습. 통일부 제공

통일부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3국의 공동 의지를 확인한 이후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대책팀'을 신설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물망초 피우기'라는 홈페이지를 제작해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를 널리 알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세송이 물망초 배지를 전달받은 박연옥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는 "아버지가 1971년 1월 4일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 중에 납북되신 이후 우리 가족은 빛도 보이지 않는 암울한 삶을 살며 북녘땅만 바라봤다"며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이미일 전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소감을 대신해 '만나야 하리'라는 제목의 가족회 노래를 재생한 뒤 "북한으로 인해 수십년간 고통 겪은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고 위로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통일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도 발표했다. 구병삼 대변인은 "북한이 납북 문제와 관련하여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없고, 알 수도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통일부는 북한의 불법적, 반인륜적 처사를 다시 한 번 규탄하며, 북한은 이 문제가 우리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중대한 문제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물망초 배지 착용 행사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하원에서도 열렸다. 영국 상·하원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 NK) 소속 의원 20명 전원이 한국 정부와 연대해 북한 억류자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송환을 촉구하기 위해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의 북한 관련 초당파 의원 모임(APPG NK)의 데이비드 알턴 상원의원(왼쪽부터)과 피오나 브루스 하원의원, 제프리 클리프턴-브라운 하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잊지 말자는 뜻의 물망초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APPG NK 제공, 연합뉴스

영국 의회의 북한 관련 초당파 의원 모임(APPG NK)의 데이비드 알턴 상원의원(왼쪽부터)과 피오나 브루스 하원의원, 제프리 클리프턴-브라운 하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잊지 말자는 뜻의 물망초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APPG NK 제공, 연합뉴스

APPG NK의 공동의장인 제프리 클리프턴-브라운 하원의원과 데이비드 알턴 상원의원, 공동 부의장인 캐서린 웨스트 하원의원과 소니 레옹 상원의원 등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 억류자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했다. 이들은 "APPG NK는 탄압받고 박해받는 북한의 2600만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의 가치를 증진하는 데 오랫동안 노력해왔다"며 "우리는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와 연대의 상징으로 물망초 배지를 착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억류자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이들을 즉각 풀어줄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14년 전 오늘 제정된 「6·25 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 피해자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의 취지를 되새기면서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전원을 가족과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착용한 세송이 물망초 배지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대한 책무이자 국가가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라며 "정부는 이분들 모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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