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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봉·레드향 대신 맛나봉·레드스타...제주귤 국산 품종 잇따라 등장

중앙일보

입력

당도와 산도 적절해 “상품성 높아”

제주 신품종 감귤 맛나봉.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주 신품종 감귤 맛나봉.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신품종 제주 감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신품종은 기존 일본산 품종과 비교해도 당도와 향이 더 좋다고 한다.

제주도 농업기술원(농기원)은 27일 국산 품종인 ‘맛나봉’‘레드스타’‘설향’ 등 3개 감귤 품종을 민간 종자업체를 통해 농가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제주농기원은 제주도내 종자업체 56곳과 종자 보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종자 업체는 맛나봉 20곳, 레드스타 19곳, 설향 17곳 등이다. 이들은 앞으로 5년간 해당 종자를 제주 농가에 보급한다. 예상 보급량은 89㏊에 식재 가능한 15만 그루다. 맛나봉은 당도 13.6브릭스(Brix), 산함량 1.06%, 과중 237g으로 12월 노지(야외)재배 수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레드스타도 12월 중순 수확한다. 당도 12.0브릭스, 산함량 1.00%, 과중 217g으로 붉은 계열의 매끈한 껍질이 특징이다. ‘설향’은 수확기가 1월이다. 당도가 15.1브릭스로 3품종 중 가장 높다. 산함량 0.90%, 과중 212g이다.

황금향+레드향…“로열티 필요 없어”

제주 신품종 감귤 레드스타.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주 신품종 감귤 레드스타.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3개 품종은 2011년 제주에서 황금향(모본)과 레드향(부본)을 교배해 육성했다. 황금향과 레드향을 교배해 1000개 이상의 종자를 만들고 이 중 상품성이 우수한 3개 품종을 가려냈다. 황금향과 레드향은 각각 2005년, 2008년 일본이 만든 품종이지만, 일본측에서 6년 내 한국 측에 품종보호등록 조처를 하지 않아 로열티 없이 국내 재배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조약을 통해 로열티를 받기 위해선 새 품종 개발자가 해당 품종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후부터 6년 안에 나라별 품종보호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되면 해당 국가로부터 조건에 따른 묘목 혹은 열매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신품종 감귤 4년 후 우리 식탁에 

제주 신품종 감귤 설향.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주 신품종 감귤 설향.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주농기원은 올해 안에 업체에 묘목을 만들 수 있는 접순 혹은 모수(母樹)용 묘목을 제공한다. 이를 받은 업체들은 1년생 묘목을 생산, 내년쯤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공급된 묘목은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 유출이 금지된다. 새 감귤은 약 4년 후부터 일반 소비자가 만날 수 있다. 감귤 나무는 3∼4년가량 자라면 제대로 맛이 든 열매가 달리기 시작해 수확이 가능하다. 앞서 제주농기원은 지난해 '가을향' ‘우리향’ ‘달코미’ 등 품종을 개발했다.

겨울철 국민 과일인 감귤의 대명사인 제주산 감귤은 94%가 일본 종자다. 제주감귤은 약 1000년 전인 고려시대 문종 6년(1052년) 때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품종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재 대부분의 품종은 1960년대 재일 제주인들이 감귤묘목보내기 운동을 통해 제주에 들어왔다.

제주도 감귤업계 관계자는 “품종이 개발됐다 하더라도 여러 시험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열매를 얻기까지 보통 4~5년이 걸린다”며 “농가는 4~5년 동안 수입이 없는 품종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국내 품종 개발과 정착을 위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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