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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합당없다" 이재명 "우리 우군"…4년전 이해찬과 정반대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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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가 서울 영등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빵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표가 서울 영등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빵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은 없다”고 선을 긋는다. 정작 비례의석을 파먹히고 있는 민주당은 선뜻 선을 못 긋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6일 라디오에 나와 ‘단독 1당론’을 강조하면서도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담지 못하는 것들을 담는 새로운 그릇이다. 필요하고 충분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조국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합당할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음에도 우군(友軍)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라디오 진행자가 “조 대표가 학익진 총사령관을 이 대표라고 했다. 우군이 맞나”라고 묻는 말에도 “맞다”고 답했다.

이는 4년 전 민주당 모습과는 정반대다.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유사 비례 정당인 열린민주당에 단호했다. 정봉주·손혜원·최강욱 등이 주도한 열린민주당이 두 자릿수 여론조사 결과를 내자,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라고 못 박았다.

조국 대표가 26일 '당직자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에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대표가 26일 '당직자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에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을 놓고 “‘지민비조’ 표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승세인 조국혁신당과 선을 그었다가는 민주당 지역구 후보 득표율에서 손해를 볼 수 있서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반윤비명(反尹非明) 유권자들이 적어도 지역구 후보는 민주당을 찍어야 박빙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며 “비례가 많이 뺏기지 않는 선에서 양면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에서도 “조국 때문에 투표장 오는 이들의 표를 끌어와야 한다”(서울권 의원) “지민비조는 경향성을 넘어 고착화 단계”(경기권 의원)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건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갈등 관리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과 이재명 지지층 간의 내분이 일어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양당의 지지자들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단일 전선으로 뭉칠지, 미래 권력 쟁탈전에 각자 경쟁할지 등 변수가 많다”며 “이 대표가 단일하게 모두를 묶을지, 그 전선에서 이탈하면 배신자나 죄인 취급할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지 않는 기간(선거일 6일 전)에 이해찬 전 대표가 했던 것처럼 진압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선 조국을 등에 업으면 이겨도 완벽히 이겼다고 하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생긴다”(민주당 초선 의원)는 이유에서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연일 상승세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선거비용 마련을 위해 조성한 ‘파란불꽃 펀드’가 모집 20분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가상번호 무선전화면접 방식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18~22일),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27.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는 29.8%, 더불어민주연합은 20.1%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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