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도 '대륙의 실수'…테슬라S급인데 가격은 파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기세가 더해가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가 초저가 전기차로 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가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BYD, 1만 달러 초저가 전기차 남미 판매 돌입

샤오미는 1호 전기차 SU7을 28일 출시한다. 공식 출시에 앞서 샤오미는 지난 25일(현지시각)부터 중국 내 60개 자사 매장에서 실차를 공개했다. 매장에는 새로운 전기차를 보러 온 고객들로 가득했다. AFP=연합뉴스

샤오미는 1호 전기차 SU7을 28일 출시한다. 공식 출시에 앞서 샤오미는 지난 25일(현지시각)부터 중국 내 60개 자사 매장에서 실차를 공개했다. 매장에는 새로운 전기차를 보러 온 고객들로 가득했다. AFP=연합뉴스

스마트폰부터 압력밥솥까지 다양한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샤오미는 1호 전기차 SU7을 28일 출시한다. 공식 출시에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각)부터 중국 내 60개 자사 매장에서 샤오미 실차가 공개됐다. 매장에는 새로운 전기차를 보러 온 고객들로 가득했다.

자동차 업계가 샤오미에 주목하는 건 저렴한 가격과 짧은 개발 기간 때문이다. SU7의 운동 성능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제로백이 2.78초에 불과해 수억원에 달하는 고성능차와 맞먹는다. 1회 충전 주행 거리 668㎞와 800㎞ 두 가지 모델이 시장이 나온다.

이런 성능에도 출시가는 9000만원 수준에서 매겨질 예정이다.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은 실차 공개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샤오미 SU7의 목표는 50만 위안(9200만원) 이하에서 가장 보기 좋고 주행 성능이 가장 뛰어나며 가장 지능적인 세단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격 정책은 파격적이란 평가다. SU7의 경쟁차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S는 중국에서 69만8900위안(1억29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만 놓고 보면 SU7이 40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샤오미 연산 30만대 스마트 공장 마련

샤오미가 단축한 전기차 개발 기간도 자동차 업계엔 충격을 주고 있다.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대량 생산 목표의 실차를 공개한 샤오미의 속도에 놀란 것. 당시 레이 쥔 회장은 “(전기차 개발은) 생애 마지막 창업“이라며 “모든 걸 걸겠다”며 전기차 자회사를 설립했었다. 이후 전기차 연구개발에 100억위안(1조85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SU7는 전기차 개발의 문턱이 그만큼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기도 하다. 엔진과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 부품 수는 내연차보다 37% 적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제조사를 지원하고 있다. 샤오미는 베이징 인근에 연 30만대 생산 가능한 스마트 공장을 마련해 양산 체계를 갖췄다고 한다.

샤오미 SU7의 실제 기술력은 판매와 시승이 본격화하면서 검증될 전망이다. 그간 샤오미 발표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SU7에 탑재했는데,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또는 그 이상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레벨3를 상용화한 완성차 업체는 벤츠·BMW 정도다. 샤오미는 이번에 출시한 전기차를 샤오미의 기존 스마트폰, 가전 기기 등과 연계해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BYD는 지난해 출시한 소형 전기차 시걸 판매가를 올해 들어 5% 이상 낮췄다. 시걸의 대당 가격은 6만9800위안(1290만원)으로 1만 달러 이하 전기차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시걸은 출시 7개월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BYD는 지난해 출시한 소형 전기차 시걸 판매가를 올해 들어 5% 이상 낮췄다. 시걸의 대당 가격은 6만9800위안(1290만원)으로 1만 달러 이하 전기차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시걸은 출시 7개월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BYD 1만 달러 초저가 전기차 남미 판매 돌입 

테슬라를 뛰어 넘어 전기차 세계 1위(2023년 4분기)에 오른 BYD는 초저가 전기차에 집중하며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BYD는 지난해 출시한 소형 전기차 ‘시걸’의 판매가를 올해 들어 5% 이상 낮췄다. 시걸의 대당 가격은 6만9800위안(1290만원)으로 1만 달러 이하 전기차 시장을 열었다.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시걸은 출시 7개월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BYD는 올해 초부터 브라질 등 남미 시장에서 소형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로이터는 최근 “BYD가 전기차 가격 인하 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낮아져도 부품 단가를 낮출 수 여력이 있는 만큼 BYD가 앞으로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제네시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새로운 콘셉트 모델 2대와 고성능 영역으로의 확장 의지를 담은 신규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마그마(Magma)’를 공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전기차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 현대차

제네시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새로운 콘셉트 모델 2대와 고성능 영역으로의 확장 의지를 담은 신규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마그마(Magma)’를 공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전기차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 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꺾인 가운데 중국 전기차의 약진은 더 돋보인다. 테슬라와 현대차 등 전기차 시장 주도자가 긴장하는 이유다. 미국제조업연맹(AAM)이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저렴한 자동차가 들어오는 건 결국 미국 자동차를 멸종 수준으로 몰아넣는 사건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당장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선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중국 전기차에 필요할 경우 10% 이상의 추가 관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관세에도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당분간 저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현대차 등은 제네시스 전기차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동화 모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저가 시장에선 중국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스마트폰이 위세를 키운 것처럼 전기차도 향후 2~3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테슬라 등 기존 전기차 기업도 가격 인하 카드 등으로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