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부산과 광주, 예술로 물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방정아의 회화.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방정아의 회화.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올 가을 부산과 광주가 ‘예술’로 물든다. 부산비엔날레가 오는 8월 17일 개막해 65일간 이어지고, 광주비엔날레는 9월 7일부터 86일간 열린다. 부산과 광주 두 도시에서 동시에 대규모 국제 미술축제가 두 달 이상 이어지는 것이다.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부산비엔날레는 ‘어둠에서 보기 (Seeing in the Dark)’를 주제로, 벨기에 출신의 필립 피로트, 뉴질랜드 출신의 베라 메이 두 예술감독이 전시를 이끈다. 피로트 감독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미술대학 미술사 교수로, 몬트리올 비엔날레 전시감독(2016), 자카르타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2017)를 역임했다. 베라 감독은 오클랜드 시립 공공갤러리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했다.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인 권혜원의 신작 ‘포탈의 동굴’을 위한 리서치 이미지.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인 권혜원의 신작 ‘포탈의 동굴’을 위한 리서치 이미지.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이들은 26일 열린 간담회에서 전시에 영감을 준 것으로 ‘해적’과 ‘불교’라는 독특한 키워드를 꼽았다. 베라 감독은 “‘해적’이 해양을 배경으로 언어·문화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공동체를 위해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했던 이들에게 시각적 언어와 더불어 스토리텔링이 중요했다는 점에 착안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풍부하고 개방적이면서도 ‘다양성’을 포용했던 ‘불교’에서도 전시의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참여 작가들 면면도 다채롭다. 이를테면 골록흐 나피시와 아마달리 카디바는 이란 태생으로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듀오 작가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도시의 공동체를 먼저 만나보고 함께 작업한다는 이들이 부산에서는 어떤 작업을 새롭게 내놓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래된 오브제를 활용해 회화와 설치 작업을 함께 하는 세네갈 작가 셰이크 은디아예도 참여한다. 베트남 하노이 출신으로 베트남 역사를 추상적으로 표현해온 응우엔 프엉 린과 투엉 꾸에 치 듀오 작가도 작품을 선보인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송천의 작품. 부산비엔날레에서 선보인다.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송천의 작품. 부산비엔날레에서 선보인다.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인 송천 스님이 참여하는 점도 눈에 띈다. 피로트 감독은 “송천 스님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창작하지만, 그의 예술적 실천은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면이 강하다”면서 “이번 비엔날레에 가로 10m의 초대형 회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시에는 한국 작가 방정아·이두원·윤석남·정유진과 가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 등이 참여한다. 전체 참여작가 명단은 5월에 발표한다.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기존 전시 장소인 부산현대미술관 외에도 1960년대에 건립된 부산 중앙동 현대빌딩과 2층 가옥인 동구 초량재 등 지금은 쓰이지 않는 건물들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김성연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부산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문객과 가족 단위 관람객이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예년보다 전시 일정을 2주가량 앞당겼다”고 밝혔다.

광주비엔날레 미미 박의 설치작품 ‘파란 만화경 안에서의 웅얼거림’ 전경.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미미 박의 설치작품 ‘파란 만화경 안에서의 웅얼거림’ 전경. [사진 부산·광주비엔날레]

9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프랑스 출신의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전시를 준비했다. 부리오 감독은 몽펠리에 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했으며, 영국 테이트 현대미술관 굴벤키언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엔 30개국 7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주제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으로, 독특하게도 소리와 스토리에 방점을 찍어 “오페라적인 전시”를 내세웠다. 부리오 감독은 “판소리를 소리와 이야기가 결합한 하나의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면 이번 전시는 소리와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오페라와 같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참여작가는 모두 생존 작가이며, 이중 여성 작가가 43명이다. 한국 작가 비중은 15%(11명)이다. 부리오 감독은 “일부러 여성 작가를 더 많이 뽑은 것은 아니고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것 같다”며 “대다수 작품은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작가로는 최하늘과 김영은·권혜원·이예인·미미 박 등이 참여하며 해외 작가로는 마르게리트 위모, 아몰 K. 파틸, 캔디스 윌리엄스 등이 참여한다.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필립 파레노도 광주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역시 전시관 외에도 도시의 역사가 배어 있는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도시 곳곳 장소에서 열리는 파빌리온 전시에도 30여 개국이 참여해 자국 작가들을 소개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