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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 첫 일본인 도쿄특파원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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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누키 도모코

오누키 도모코

한국 언론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온 중앙일보·JTBC가 또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일본 종합일간지에서 24년간 일본 국내 정치와 외교, 한·일 관계, 북한 문제를 심층 취재해 온 오누키 도모코(大貫智子) 기자가 도쿄특파원으로 합류합니다.

중앙그룹이 마련한 소정의 교육을 마친 오누키 특파원은 27일 도쿄에 부임합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특파원들과 함께 일본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취재해  전달합니다.

국내 주요 언론사 중 역량이 검증된 일본인 저널리스트를 특파원으로 채용한 건 중앙그룹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한국 언론이 접근하지 않던 새로운 시선과 각도에서 한층 차별화된 콘텐트를 발굴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독자의 수요와 기대에 부응하는 뉴스와 정보를 보다 깊이 있는 취재원과 현장을 통해 발굴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양국이 함께 겪는 저출생·고령화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려 합니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오누키 특파원은 2000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사에 입사했습니다. 정치부·외신부에서 근무하면서 총리관저·외무성 등을 취재했습니다. 2013~2018년 서울특파원으로 일하면서 한·일 관계, 남북 관계 등 외교·안보 이슈를 주로 다뤘고, 평양·원산·함흥·청진 등을 방문해 북한을 취재한 경험도 있습니다. 중앙그룹과는 중앙일보의 자매지인 중앙SUNDAY에 수년간 한글 칼럼을 연재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그는 특파원 시절 ‘국민 화가’ 이중섭(1916~56)과 그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한국명 이남덕, 1921~2022)의 삶을 취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두 사람의 생애를 담은 『사랑을 그린 사람』이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일본 출판계에서 권위 있는 쇼가쿠칸 논픽션 대상을 수상한 이 책은 지난해 국내에 『이중섭, 그 사람』(사진)이란 제목으로 출판돼 양국의 문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일본 언론의 서울특파원에 이어 한국 언론의 도쿄특파원으로 근무하는 오누키 특파원의 독특한 시선은 기사와 칼럼, 그리고 중앙일보의 유료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중앙그룹은 앞으로도 역량이 검증된 현지의 저널리스트와 전문가를 특파원으로 발탁할 계획입니다.

오누키 “한국 일원으로 일본 전하는 일, 설레지만 책임감”

“달라진 시대, 새로운 시선을 전해보고 싶어요.”

도쿄특파원으로 합류한 오누키 도모코 기자가 26일 밝힌 소감이다. 그는 “내년이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된다”며 “지금까지 일본인 기자의 시선으로 일본과 한국을 바라봤는데, 이제 한국 언론의 일원으로 일본을 보고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돼 설레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특파원 제안에 어떤 생각을 했나.
“농담인 줄 알았다. (웃음) 전례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고민해 보니 보람도 있고, 즐거움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일본의 보도는 ‘저쪽은 이렇게 하는데 이쪽은 왜 못 하나’라는 식의 평가가 많다. 서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고 싶다.”
중앙일보에 대한 생각은.
“특파원 시절 가장 많이 스크랩했던 신문이 중앙일보다. 첫인상이 ‘오픈 마인드(open mind)’였다. 베를리너 판형 도입, 디지털 전환처럼 처음 시도하는 게 많은 회사다. 외국인에게 기사를 쓸 기회를 주는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본다.”
취재가 힘든 북한을 두 번이나 갔다.
“2012년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 유골을 찾는 동행 취재가 처음이다. 2016년엔 당대회에 초청받아 평양에 갔다. 정작 당대회는 취재 허가가 안 나 당황했지만, 막판 김일성광장 퍼레이드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멀리서나마 봤다.”
가장 보람 있던 취재는.
“화가 이중섭이다. 취재 당시 생존했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당시 95세) 여사로부터 어려운 역사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들었다. 부부로 갈등과 후회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내색을 한 번도 하지 않더라.”

오누키 특파원은 “이제 한·일 젊은이들이 양국을 오가고 서로의 문화를 즐기는 시대가 됐다”며 “달라진 시대, 새로운 시선을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서울 근무 시절 한국 유치원에서 한글을 배웠던 아들을 소개하면서 “양국의 뉴스에서 한층 긍정적인, 미래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아들의 바람을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누키 도모코 특파원은

-2000년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졸업
         일본 마이니치신문사 입사
-2013~2018년 서울특파원
-2018~2024년 논설위원·외신부 부부장 등 역임
-2020년 쇼가쿠칸 논픽션 대상 수상
-2021년 『사랑을 그린 사람』 출간
         (한글판 제목 『이중섭,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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