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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상장 예정"이라더니…비상장 회사까지 짜고 175억 뜯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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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회사와 공모해 회사가 곧 상장된다고 투자를 권유해 548명에게 175억여원을 편취한 투자 리딩방 사기단이 붙잡혔다. 사진은 경찰이 총책 주거지에서 압수한 40여억원.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

비상장 회사와 공모해 회사가 곧 상장된다고 투자를 권유해 548명에게 175억여원을 편취한 투자 리딩방 사기단이 붙잡혔다. 사진은 경찰이 총책 주거지에서 압수한 40여억원.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

비상장 회사와 공모해 회사가 곧 상장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548명에게 총 175억여원을 편취한 투자 리딩방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대장 김태현)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비상장 회사가 상장되면 500%에서 많게는 1000% 가까이 수익을 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유인해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로 총책 A씨(40대) 등 4명을 구속하고, 4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비상장주식 투자 사기를 목적으로 기업 상장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유령 회사를 설립한 뒤 범행에 나섰다. 이후 비상장사 대표 B씨와 범행 수익을 나누기로 공모했다. 2022년 6월 회사가 상장될 것이라며 가짜 상장 청구심사 승인서 등 조작된 기업 정보를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경제방송 등에 “고성능 전기모터 전문기업, 인도네시아 시장 본격 진출” 등 기사형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후 액면가가 1주당 500원에 불과했던 주식을 1만원까지 20배 부풀려 150만주를 판매했다.

그러나 B씨가 운영한 회사는 고성능 전기모터 전문기업을 표방했지만, 실제 사업을 한 적이 없어 상장 가능성이 전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총책 A씨가 범죄 수익금의 10%, B씨가 5% 등을 분배하는 식으로 사전에 모의한 뒤 범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 중이다.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 총책을 검거했다. 주거지에서는 하나에 1억 5000만원이 넘는 시계 등 명품 50여개와 현금 등이 발견됐다. 이후 총책이 사설 금고 업체에 은닉한 현금 약 41억 원과 명품시계 등을 추가 압수하는 등 범죄수익 50억 원 상당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인된 투자 자문업체가 아니거나 투자 권유 과정에서 ‘상장 예정’, ‘단기간 고수익’ 등 투자자를 현혹하는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정상적인 투자계약인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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