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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가 먹게 다시 끓여"…제주 한 식당이 노키즈존 바뀐 까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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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에 노키즈존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식당 앞에 노키즈존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25일 온라인에서는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관심을 모았다. 우럭튀김으로 유명한 식당이다.

식당 측은 운영방식을 바꾼 건 메뉴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을 올린 이는 "대표메뉴인 우럭 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간혹 매울 수도 있다. 아이들 관점에서 매운 음식이라는 빨간 양념 비주얼에 부모님들이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소스를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신다"며 "현재 우럭 정식 양념은 미리 제조, 숙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빨갛게 보이지 않도록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노키즈존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또 "긴 생선 요리라서 잔가시까지 씹어 드실 수 있으나, 가끔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을 강요하시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저희 몫"이라며 "매일 다른 국을 제공하는데, 일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간을 덜 세게, 덜 짜게, 덜 맵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우리 애를 위한 레시피로 국을 다시 끓여달라'는 요구사항도 있다"고 했다.

해당 식당의 메뉴. 사진 인터넷 캡처

해당 식당의 메뉴. 사진 인터넷 캡처

이어 "매일 바뀌는 8가지 반찬 중 아이가 먹을 만한 반찬이 없으면 메뉴에도 없는 계란프라이, 계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달라고 한다"며 "많은 요청에 조미김 등을 구비했으나 가게 운영상 무제한으로 제공돼야 하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 밖에도 "부모들이 편한 식사를 위해 다른 손님들의 의견 존중 없이 키즈 채널을 고정할 것을 요구한다.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방치한다"라며 모두 6가지의 노키즈존 전환 이유를 밝혔다.
A씨는 노키즈존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면서도 "손자, 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입장으로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네티즌은 "처음 노키즈존으로 전환됐을 때 식당 측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사연을 듣고보니 진상 엄마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이해가 됐다", "어른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에 가서 아이 음식을 만들어 달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23년 말 보건복지부가 노키즈존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 2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노키즈존을 유지하는 이유로 '아동 안전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해서'라는 응답이 68.0%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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