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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BJ에 5000만원 쏜 '큰손' 회사원 숨져…유족은 BJ 사기죄 고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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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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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터넷 방송 BJ에게 하루 최대 5000만원까지 후원했던 30대 회사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 관련해 유족 측이 해당 BJ와 방송 관계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25일 JTBC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 A씨의 유족은 일부 BJ가 시청자를 속여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BJ와 방송 관계자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루 5000만원까지 후원해 BJ들 사이에서 '큰손'으로 불린 A씨는 사실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A씨가 참여해 온 건 '엑셀 방송'으로, 후원 금액에 따라 BJ들의 직급과 퇴출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였다. 이에 A씨는 자신이 후원하는 BJ가 퇴출당하는 걸 막기 위해 빚을 내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숨질 당시 빚은 1억5000만원에 달했다.

A씨가 자신이 후원하던 BJ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A씨는 BJ의 태도를 문제 삼거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화를 내면서 "이제 지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A씨에게 후원받았던 한 BJ는 JTBC 취재진에 안타깝지만, 본인의 선택으로 후원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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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인터넷 방송 내부 관계자들은 일부 BJ들이 후원 금액을 조작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후원을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에 1이라는 사람이 자신에게 별풍선을 쏘면, 2라는 가짜계정을 만들어서 1보다 더 쏜다"며 "이러면 경쟁 심리가 붙어 1이 2보다 더 쏘게 되는 거다. 그걸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BJ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BJ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한 반면, 다른 BJ는 자신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본인 돈으로 후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방송에서 퇴출당하지 않기 위해 '셀프 후원'을 했다는 것이다.

남을 속이는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BJ 측은 "당시 후원금에 대해 공지한 약속을 지켰고 조작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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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JTBC는 '큰손' 후원자들이 방송을 빌미로 BJ에게 성 접대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유명 인터넷방송 여성 BJ에게 성 접대를 하면 자신이 큰돈을 후원해 직급을 올려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성적인 사진을 보내달라는가 하면, '큰손'과 접대 자리가 이루어졌다는 내용도 있다.

이처럼 개인이 인터넷 방송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후원하는데 생기는 부작용은 예전부터 제기됐다.

아프리카TV 측은 "나름대로 정책과 규제를 하고 있지만 더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후원 한도를 정해뒀다. 다만 아이디 여러 개를 쓰거나 대리결제 업체를 이용하면 소용없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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