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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뇌에 칩 심었다…"2만명 목표" 머스크의 충격 속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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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의 영역에 도전한 괴짜 천재

불로장생의 꿈:바이오혁명

더중플의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혁명’은 21세기 의학의 최전선을 갑니다. 세상을 선도하는 신약과 최신 치료법을 세계적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인간 뇌에 칩을 심는 머스크의 ‘뇌’를 들여다봅니다. 그의 뉴럴링크는 컴퓨터에 지배되는 사이보그를 만들겠다는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그의 ‘미친 도전’은 의외로 기계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됩니다.

AI 인식

AI 인식

“어제 처음으로 사람에게 뉴럴링크의 장치를 심었습니다. 환자는 잘 회복 중입니다. 초기 결과에서 뉴런 스파이크 감지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뉴럴링크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를 만드는 회사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BCI라고 한다. 뇌엔 860억 개의 뉴런이 있는데, 인간의 모든 감각과 생각, 움직임은 뉴런이 만드는 전기 신호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전기 신호로 작동하는 생명체인 셈이다. 그러니까 이 전기 신호를 읽어서 해석하면 감각, 생각, 움직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아이디에서 나온 결과물이 BCI이다.

머스크

머스크

예를 들어 우리가 팔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뇌의 전기 신호가 근육에 전달돼야 한다. 신호는 신경을 따라 근육에 전달된다. 그런데 신경이 끊어져 버리면 뇌에서 신호를 아무리 보내도 근육에 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뇌의 뉴런이 보내는 신호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뉴럴링크의 임상은 사지마비 환자의 전운동피질 신호를 읽는 게 목적이다. 전운동피질은 손, 손목, 팔뚝을 움직이는 신호를 보내는 곳이다.

뉴럴링크의 BCI는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본체와 거기에 붙은 64가닥의 와이어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붙은 와이어는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밖에 안 될 정도로 가늘다. 각 와이어마다 16개의 전극이 있고, 총 1024개의 전극이 뇌의 전기 신호를 읽어 들인다. 전극이 읽은 전기 신호는 본체에서 블루투스로 외부에 전달된다. 그래서 뇌의 신호로만 컴퓨터의 커서를 움직일 수 있고, 혹은 의수나 의족에 전달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도 할 수 있다.

뉴럴링크 N1

뉴럴링크 N1

임창환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바늘 형태로 돼 있는 전극들을 뇌에 꽂아 넣었는데, 뉴럴링크는 가느다란 실 형태로 돼 있는 것에 중간중간 전극을 코팅한 다음 뇌 표면에다가 박아 놓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며 “좁은 영역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밀도를 높일 수가 있고, 그다음에 로봇을 이용하니까 중요한 혈관들을 피해서 삽입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전기 신호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으니까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다. 뇌전증 환자가 발작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알고 방지할 수 있고,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처럼 신경 퇴행이 오는 걸 대비할 수도 있다. 나아가 뇌의 신호를 감지하는 걸 넘어서 뇌에 신호를 직접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임 교수는 “저는 사실 전자약으로 쓰일 가능성이 더 높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외부에서 물리적으로 우리 신체에 여러 가지 자극을 가해서 약을 대신할 수 있는 기술들을 전자약이라고 부르는데, 뉴럴링크의 링크라고 하는 장치를 뇌에다 삽입해 그 부분만 특정한 패턴으로 자극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뉴럴링크가 장치를 이식할 사람의 수

뉴럴링크가 장치를 이식할 사람의 수

뉴럴링크의 포부는 거창하다. 올해엔 일단 11명에게만 수술하지만, 2030년까지 2만 명에게 이 장치를 심을 계획이다. 수술 비용은 한 건당 1만500달러(약 1400만원) 정도다. 문제는 배터리를 매일 잘 때 충전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조직 손상이 적다고 해도 상처 조직은 생기기 마련이라 조금씩 감지 성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5~7년 뒤에는 전극을 새로 교체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머스크는 일단 이 기술의 현실적 목표를 의료적인 쪽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사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따로 있는 걸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장악하고 인류를 저버릴지도 모를 가능성에 대비하자는거다. 2023년 3월 머스크는 한 공개 서한에 서명하며 GPT-4보다 강력한 AI 개발을 적어도 6개월 동안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크는 한 팟캐스트에선 AI를 이길 수 없다면 공생하자고 얘기 한 바 있다.

다만 임 교수는 “머스크는 인류가 AI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인간이 AI와 결합해 AI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며 “부작용 가능성이 0이 됐다고 해도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합의 없이는 일반인들의 뇌에 삽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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