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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 '35도 찜통더위' 이겨야 태국 이긴다

중앙일보

입력

태국 현지 적응 훈련 중인 황선홍호. 사진 대한축구협회

태국 현지 적응 훈련 중인 황선홍호. 사진 대한축구협회

"머리 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

 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의 이야기처럼 26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4차전은 한국의 최종 예선 직행이 걸린 중요한 승부다.

 2승1무를 기록 중인 한국은(승점 7·골 득실 +8)은 태국(승점 4·골 득실 +1), 중국(승점 4·골 득실 -2), 싱가포르(승점 1·골 득실 -7)를 제치고 C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태국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면 한국은 승점 10 고지에 오르면서 최종 예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는다. 오는 6월 싱가포르, 중국과 예정된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만 챙겨도 최소한 조 2위를 확보해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하지만 태국에 덜미를 잡히면 한국은 마지막까지 살얼음판 대결을 벌여야 한다. 황 감독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물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면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찜통더위'다. 방콕은 오후 6시30분에도 섭씨 31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 습도가 70%에 달해 체감 온도는 35도 이상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갑자기 습식 사우나 같은 환경에서 90분 동안 뛰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태국의 더위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한국의 발목을 잡은 적 있다. 한국은 태국과의 상대 전적에서 30승 8무 8패를 기록 중인데 '8패'는 모두 원정(방콕 7경기·쿠알라룸푸르 1경기)에서 당했다. 황선홍호는 말 그대로 '원정 지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셈이다. 황 감독도 "더운 날씨에 적응이 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한국과 태국의 리턴매치다. 황선홍호는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예선 3차전에서 태국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태국은 101위다. 기세가 오른 태국은 축구협회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안방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태국축구협회는 25일 "세타 타위신 총리가 지원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대표팀에 지급하던 수당을 승점 1점당 기존의 100만 바트(3700만원)에서 300만 바트(1억1000만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태국의 세타 총리는 축구광으로 유명하다. 5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가장 싼 165 바트(6000원)짜리 좌석이 10배 가까운 1500 바트(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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