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같았다"…러 테러, 과거 콘서트·축제 악몽들 떠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인 소방대원. EPA=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인 소방대원. EPA=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의 총기난사는 최근 몇년간 세계 곳곳 콘서트장이나 음악축제에서 발생한 테러의 악몽을 다시 떠오르게 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중 시간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건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이다.

새벽시간대를 노려 가자지구를 둘러싼 장벽을 넘은 하마스 무장대원 중 일부가 이스라엘 남부 레임 지역에서 진행 중이던 노바 음악 축제 현장을 포위한 채 공격을 가했다.

당시 축제 현장에는 약 3000명의 민간인이 있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중 최소 360명이 살해됐고 가자지구로 납치돼 인질이 된 사람도 다수라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마치 사격장 같았다”며 참혹했던 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2017년 5월에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끝난 직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경도된 리비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20대 남성이 직접 만든 폭탄을 터뜨려 22명이 사망하고 116명이 부상을 당했따.

당시 23살이었던 그란데의 공연을 보러 온 이들은 어린이와 청소년 팬이 많았던 까닭에 피해자도 대부분 어린이었다.

이 남성은 범행 전 리비아에서 활동하던 IS 부대원들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부대는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일대에서 연쇄테러를 벌여 130명을 살해하고 400여명을 다치게 했던 전과가 있는 곳이었다.

당시 이 부대에 속했던 IS 테러범들은 축구경기장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파리 시내 곳곳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린 데 이어 미국 록밴드 공연이 진행 중이던 파리 바타클랑 극장을 덮쳤다.

테러범들은 공연장 내에 갇힌 관객들을 차례로 살해하다가 경찰이 들이닥치자 자폭했다. 바타클랑 극장 한 곳에서만 살해된 사람의 수가 90명에 이른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현대사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도 음악 축제에서 발생했다.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이 한창이던 2017년 10월 1일 인근 호텔 32층에 투숙한 60대 남성이 공연장을 겨냥한 채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그는 61명을 살해하고 수백명을 다치게 한 뒤 경찰이 도착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객실에선 무려 23정의 총기가 발견됐다.

이처럼 콘서트 현장이나 음악 축제를 노린 테러가 빈발하는 현실은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언급됐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음악은 항상 우리의 안전한 공간이어야만 한다”면서 “이를 침해하는 건 우리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핵심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