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A는 달랐다, 새 수장에 ‘일본판 홍명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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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일본축구협회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선임된 미야모토 쓰네야스. 일본프로축구 감바 오사카에서 수비수로 활약했고 월드컵에 출전했으며 유럽 축구와 행정가 경험도 있다. [NHK 캡처]

일본축구협회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선임된 미야모토 쓰네야스. 일본프로축구 감바 오사카에서 수비수로 활약했고 월드컵에 출전했으며 유럽 축구와 행정가 경험도 있다. [NHK 캡처]

일본축구협회(JFA)가 선수 출신 행정가에게 수장 자리를 맡기면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23일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겸 수비수 출신 미야모토 쓰네야스(47)가 제15대 일본축구협회장으로 취임했다”고 보도했다. 미야모토 신임 회장은 다시마 고조 전임 회장 시절 JFA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임시 평의원회(이사회)를 거쳐 다시마 회장의 후임자로 낙점됐다. 23일 임시 평의원회가 회장직 승계를 공식 의결하며 미야모토가 JFA 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취임했다.

미야모토 회장은 일본프로축구 J리그 감바 오사카 출신의 레전드다. 1995년 입단한 뒤 2006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로 진출하기 전까지 꾸준히 활약했다. 은퇴 이후엔 감바에서 유소년 팀을 맡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감바 오사카 감독을 맡았다.

미야모토 회장의 발자취는 여러모로 홍명보 울산HD 감독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미야마토는 J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2002·06) 무대를 모두 경험한 최초의 일본 축구협회장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대표팀의 핵심 수비수 겸 주장을 맡아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2년 한국팀 주장으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의 이력과 닮았다. 홍 감독이 현역 막바지에 LA갤럭시(미국)로 진출해 국제 감각을 키운 것처럼 미야모토 회장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황혼기를 보냈다. 지도자를 거쳐 일본 축구협회 전무이사직을 맡아 협회 행정을 총괄한 이력도 비슷하다.

일본축구협회 평의원회가 선수 출신 인사를 새 회장으로 뽑은 건 현장과 행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랜 기간 저변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인 일본 축구는 다음 단계로 접어들기 위한 스텝을 밟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뿌리내린 해외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각급 대표팀 레벨에서도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선수로서의 경험과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겸비한 미야모토 회장을 새 수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미야모토 회장은 취임사에서 “사무라이 블루(일본 남자대표팀)와 나데시코 재팬(일본 여자대표팀)이 FIFA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각각 8강 이상과 정상 탈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면서 “지난 2005년 JFA 선언(‘일본의 길’ 프로젝트)을 계승해 오는 2050년까지 일본에서 다시 월드컵을 개최하고,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상황이 대한축구협회(KFA)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고전한 뒤 선수들 사이의 갈등뿐만 아니라 축구협회의 미흡한 행정력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축구협회의 과감한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태국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KFA 집행부 사퇴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대거 등장했다.

K리그 현역 A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큰 위기를 맞고도 담당자 문책 정도로 적당히 덮는 듯한 모양새에 실망하는 축구인들이 많다”면서 “뼈를 깎는 수준의 변화 노력이 없다면 협회의 리더십에 대한 팬들의 반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모토 쓰네야스 신임 JFA 회장

◦ 출생 1977년 2월 7일 일본 오사카(47세)
◦ 전 소속팀 감바 오사카(1996~2006)
             잘츠부르크 (2006~09)
             빗셀 고베 (2009~11)
◦ 선수 시절 포지션 중앙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 A매치 기록 71경기 3골
◦ 주요 대회 이력 월드컵 본선 2회 출전(2002·06)
◦ 지도자 이력 감바 오사카 유스팀 감독(2016)
                     23세 이하 감독(2017~18)
                     A팀 감독(2018~21)
행정가 이력 일본축구협회 이사(2022~23)
               전무(2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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