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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왕에게 제네시스 맛 보여준다…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119대 지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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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14일 공개한 제네시스 G90. 뉴시스

현대자동차가 14일 공개한 제네시스 G90.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아프리카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 베뉴(2300만원대)와 기아 피칸토(1700만원대)가 주로 팔리는 아프리카에 제네시스(최대 1억4000만원대)를 알리기로 했다. 첫 잠재 대상 고객은 6월 한국을 방문하는 아프리카 국가 정상과 그 배우자들이다.

외교부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현대차그룹은 22일 서울 종로의 준비기획단 사무실에서 공식 의전 차량 지원 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이 6월 4~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와 서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와 부대행사에 제네시스 G90 77대, G80 42대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정상회의엔 아프리카 관련 국제기구 수장을 포함해 50여 명의 정상과 대표단이 초청된다. G90은 미국 자동차 잡지 모터트렌드의 '2023년 올해의 차(MotorTrend's 2023 Car of the Year award)'로 뽑혔고 G80은 2016년 출시 후 글로벌 시장에서 총 40만대 이상 판매된 제네시스 브랜드 대표 모델이다.

현대차의 아프리카 진출은 1976년 국산 1호 승용차 포니를 라이베리아에 수출하면서 시작됐다. 19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9년엔 에티오피아에 조립공장을 세웠다. 아랍에미리트(UAE) 본부에서 아프리카 시장을 통합 관리하다가 이집트에 별도 본부를 세운 건 2008년이다.

하지만 다른 대륙과 달리 아프리카는 판매량 증가 속도가 더뎠다. 인도 경영 컨설팅회사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가 일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1월 현대차·기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판매량은 4894대다. 토요타·폭스바겐에 이은 3위지만, 전세계 월간 판매량(61만대)의 0.8%에 그친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그나마 남아공·케냐·이집트 등을 제외하곤 신차 수요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각 국가별 현대차 현지법인들은 중고차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별 판매량을 집계할 때도 현대차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합산해 공개한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아프리카에 제네시스를 팔겠다고 도전하는 건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고서다. 아프리카의 지역내 총생산(GDP)은 3조 달러(약 4036조원) 규모다. 현재 14억 정도인 아프리카 인구는 2035년까지 17억명으로 늘 것이란 게 국제사회의 예측이다.

국제연합(UN) 등은 2030년 구매력 계층 인구가 아프리카에 5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은 2021년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을 시행해 경제 권역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니켈·리튬·망간·흑연 매장량이 풍부한 곳이어서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전략적 중요성도 있다.

기아 차량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피칸토. 사진 기아남아공 인스타그램

기아 차량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피칸토. 사진 기아남아공 인스타그램

정부의 지원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정상회의 경제협력 성과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해 광물·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물색할 예정이다.

정기홍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국내 기업들이 '가능성의 대륙' 아프리카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일범 현대차그룹 부사장도 "다수의 아프리카 정상들이 참여하는 이번 정상회의에 차량을 지원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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