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첫 이식…美 60대 남성 몸에 들어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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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이식을 준비하기 위해 상자에서 돼지 신장을 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이식을 준비하기 위해 상자에서 돼지 신장을 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0대 남성이 인간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전자 교정을 받은 돼지의 신장을 처음으로 이식받았다. 현재까지 환자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미 바이오벤처인 e제네시스 발표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카와이 타츠오 박사와 나헬 엘리아스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은 지난 16일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2세 남성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이식 수술을 했다.

이번 수술은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으며, e제네시스가 이식수술을 위해 유전자를 교정한 돼지 신장을 제공했다.

해당 환자는 수년간 당뇨와 고혈압을 앓아왔고, 주 3회 3시간 동안 투석을 받았다.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6년 전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인간 신장을 이식받았으나, 다시 문제가 생겨 투석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혈관을 통한 투석 치료를 지속할 수 없게 되면서 이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는 장기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고자 2년 전 대기 명단에 등록했다. 대기자 명단에는 10만명이 넘는 환자가 올라 있으며, 매년 6000명 이상이 기다리다가 사망한다. 의료진은 해당 환자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이식을 제안했고, 그는 이번 수술에 동의했다.

수술이 끝난 뒤 환자 상태는 양호하며 현재 병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병원 측은 전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앞서 e제네시스는 하버드의대 등 연구팀과 함께 지난해 6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의 장기 생존 사례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후 같은 해 10월 진행된 학회에서 연구팀은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최장 2년 이상 생존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뇌사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살아있는 환자 몸에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간 장기이식은 이식용 장기 부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사람 치료에 적용하려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여겨져 왔다.

UT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파시아 바게피 박사는 이번 이식수술에 대해 "모두가 큰 관심을 갖고 이 환자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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