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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석도 힘들 것" 與, 한강 이어 낙동강벨트까지 흔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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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 여권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100석도 건지기 힘들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발언,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둘러싼 논란 같은 악재가 잇달아 불거졌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다시 부각됐다. 그 결과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PK)까지 흔들린다는 징후가 뚜렷하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1일 중앙일보에 “윤·한 갈등으로 지지자들이 ‘이 중요한 선거에서 용산과 당은 대체 뭘 하는 거냐’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며 “지지층 결집이 안 돼 지역구 80~90석, 비례 10여석 정도에 그칠 거란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참패한 4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84석, 비례 19석 등 103석을 얻었다. 수도권에선 16석에 그쳤지만, PK에서 4년 전보다 5석 늘어난 32석을 얻어 일부 만회했다. 그랬던 PK 민심마저 흔들리자 여권에선 “지난 총선보다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여권에 따르면 PK 중에서도 전략적 요충지인 ‘낙동강벨트’에서 민심 이반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된다고 한다. 낙동강벨트는 낙동강 하류에 인접한 부산 서부권과 경남 김해·양산을 묶은 지역으로 민심이 자주 출렁거려 PK선거 풍향계로 통한다.

최근 일주일 안에 실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리서치 등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낙동강벨트 10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지역은 부산 사하을과 경남 양산갑 등 2개였다. 오차범위 내인 접전지는 7개(부산 북갑·을, 사상, 강서, 경남 김해갑·을, 양산을)였는데 그중 3개는 열세, 4개는 우세였다.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에 지는 선거구는 부산 사하갑 1개였다.

경남 양산을에서 맞붙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경남 양산을에서 맞붙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경남 양산을 여론조사(한국리서치·KBS창원, 15~17일, 무선전화 면접)에서도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34%)는 김두관 민주당 후보(41%)에 오차범위 안인 7%포인트 열세였다. 여권 관계자는 “중앙정치 발 악재로 인물 경쟁력이 많이 가려졌다”며 “열세라는 소문에 지지층도 덜 결집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국민의힘이 고전하는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넥스트리서치·MBN·매일경제의 서울 중-성동갑 여론조사(17~18일, 무선면접)에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는 34%, 전현희 민주당 후보는 43%로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였다. 윤·한 갈등이 벌어지기 전인 13~14일 실시된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무선면접)에선 39%로 동률이었는데 격차가 확 벌어졌다.

넥스트리서치의 경기 성남분당갑 조사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44%)가 이광재 민주당 후보(45%)에게 오차범위 내인 1%포인트 차이로 뒤처졌다. 이 지역은 16대 총선부터 2022년 재보선까지 7차례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6번 이겨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리지만 이번엔 박빙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국민의힘 의원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선 최근 수도권과 PK 의원을 중심으로 “경기도는 휘청휘청한다”(김학용 의원), “부산마저 위험하다”(박수영 의원)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결과적으론 잇단 악재에 여권 수뇌부 간 분열이 겹치면서 국정 안정론이 국정 심판론에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리서치·KBS 여론조사(17~19일, 무선면접)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63%로 지난해 5월(55%)보다 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긍정평가는 39→33%로 줄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보수층이 국민의힘을 지지할 명분을 잘 못 찾고 있다”며 “국민의힘으로선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규합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기재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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