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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원배의 뉴스터치

인간 뛰어넘는 AI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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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김원배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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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 인공지능(AI)이 인간 수준에 이르며 2045년에 기술적 특이점이 온다”고 설파한다. 특이점은 기술이 인류의 지능을 앞서는 것이며 기술이 기술을 개발하며 이를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요즘 잘나가는 반도체 회사인 미국의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성능이 크게 향상된 신형 AI 칩을 선보였다.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사진)은 AI 시대의 스티브 잡스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그는 “미래에는 데이터센터가 AI 공장으로 여겨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처음부터 인간이 소프트웨어를 짜는 일은 없어지고 AI를 통해 지시하고 결과물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AI는 성큼 다가왔다. 한국에서도 한 법무법인이 법률 상담을 하는 인공지능 챗봇을 내놨다. 아직 미흡하고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있지만, 훨씬 빠른 칩으로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면 정확도가 높아질 것은 뻔하다.

이를 바탕으로 AI 판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감정과 편견, 기억의 한계에서 벗어나 ‘정확한’ 판결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판단을 AI에 위임하는 순간 인간에겐 무엇이 남는 것일까.

유발 하라리는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제도와 인본주의를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래를 장악할 신흥 종교 후보로 정보를 숭배하는 ‘데이터교’를 제시했다.

지난 13일 유럽연합(EU) 의회는 AI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규제가 능사는 아니지만 알아야 통제도 할 수 있다. 설사 언젠가 제어가 불가능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