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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월드컵 예선 개최 취소한 北…"日 악성 전염병 보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최근 일본에서 치사율이 최대 30%에 달하는 감염병이 퍼진다는 이유로 오는 26일 일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4차전을 평양에서 열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한광성(오른쪽)이 21일 일본과의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에서 일본 수비수를 뚫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한 축구대표팀의 한광성(오른쪽)이 21일 일본과의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에서 일본 수비수를 뚫고 있다. AFP=연합뉴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지마 고조(田嶋幸三)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26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북한과의 평양 원정경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북한이 먼저 이 같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에서 일본의 '악성 전염병'이 보도되고 있다"면서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평양 원정경기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방문해 북·일 정부간 대화를 진전시킬 것으로 기대됐지만 어렵게 됐다.

일본 남자 축구대표팀은 이날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3차전 북한과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일본 대표팀은 22일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머물다가 경기 전날인 25일 평양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앞서 이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은 현지 시찰에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본에서 STSS 확진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 1~2월 사이 일본에서 STSS 확진 사례가 총 378건으로 집계됐다. 일본 47개 현 중 2개 현을 제외한 모든 현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STSS는 화농성 연쇄상구균이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감염된다. 연쇄상구균은 비말, 신체 접촉, 손발 상처 등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자는 고열, 인후통, 충혈된 눈, 설사 및 근육통 등을 호소하며 일부는 의식이 혼미해질 수 있다.

전염성이 강한 질환으로 치사율은 최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STSS 진단을 받은 50세 미만 환자 65명 중 21명이 사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 위험성이 일반 인플루엔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방역 경계심이 줄어들어 일본 내 STSS 환자가 폭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보건당국은 손 씻기, 기침 에티켓 등 기본위생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북한 축구대표팀과의 국제 경기 장소가 바뀐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치러진 북한과 일본의 2024 파리 여름올림픽 여자 축구 예선 1차전 경기 장소는 원래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예고됐다가 3일 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제다로 바뀌었다. 당시 일본축구협회가 평양행 항공편이 없는 점과 경기 운영 측면을 둘러싼 불투명성 등을 우려하자, AFC가 북한 측에 대체 장소 제시를 요구하다가 경기 장소 변경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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