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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탈락' 주기환 민생특보로…"尹, 한동훈 보란 듯 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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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에게 대통령 민생특보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에게 대통령 민생특보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특보에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출범 이래 민생특보 임명은 처음이다. 주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에 재임용된 2003년 광주지검 검찰 수사관으로 처음 만나 ‘대통령의 20년 측근’으로 불린다.

주 전 위원장은 18일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관위가 발표한 첫 비례대표 명단에서 사실상 당선권 밖인 24번에 배치된 뒤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친윤계가 ‘한동훈 사천(私薦)’을 주장하며 크게 반발했고, 이는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쌓여온 당내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간 공개 갈등으로 불거졌다. 국민의미래는 20일 밤10시 친윤계가 문제삼았던 ‘호남·당직자 출신 후보’를 각 1명씩 당선권(20번 이내)에 전진배치한 새 비례대표 순번 명단을 재의결했다.

하지만 이미 후보직을 사퇴해 공천받지 못한 주 전 위원장을 윤 대통령이 비례 최종 명단 확정 18시간여 만에 특보로 임명한 것이다. 주 전 위원장의 아들도 대통령 대선 캠프와 인수위를 거쳐 현재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다. 예고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날 인사를 두고 용산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보란 듯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달서구 윤재옥 대구 달서구을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찾아 손가락 2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달서구 윤재옥 대구 달서구을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찾아 손가락 2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비례 공천 갈등의 “수습”, “정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이제 (비례) 명단이 다 정리가 됐다.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고 이제야말로 이재명 전체주의 정당에 맞서 힘을 모을 때”라며 “(정부가) 민심과 떨어진 이야기나 결정을 하면 그걸 바로잡아주는 게 당의 역할이다. 건강한 당정관계”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 재선에 도전하는 최재형 의원 역시 “당내 다양한 견해가 외부로, 큰 갈등으로 드러나지 않고 내부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이 아마 있을 것”이라며 “일단은 그 문제는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 당이 주도하면서 이 선거를 이끌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SBS라디오와 인터뷰했다. 국민의힘 유일 호남 현역 이용호 의원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비례 호남 배치 논란을) 아쉽게 생각했다”면서도 “뒤늦게 일부 후보가 조정됐는데, 수습돼 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 호소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 호소를 하고 있다. 뉴스1

총선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한동훈 위원장은 보수의 본진인 대구·경북(TK)에 내려갔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자 공동선대위원장이기도 한 윤재옥 대구 달서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이곳 대구 경북의 힘이 전국으로 퍼져나가야만 이길 수 있다”고 호소했다. 윤재옥 후보도 “범죄꾼들, 반(反)국가세력이 국회에 들어오려고 한다. 우리 지역 말고 서울에 가 있는 아들딸들에게도 전화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유세는 대구 서문시장과 동성로, 경북 경산 공설시장으로 이어졌다.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된 김기웅 후보, 대통령실 출신의 경북 경산 조지연 후보가 한 위원장과 함께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위원장이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구 자택으로 찾아뵙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심판론’으로 TK 지역의 보수 표심 결집을 노리고 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민주당의 ’200석 확보로 대통령 탄핵’ 발언을 언급하며 “200석이란 오만함 속에 탄핵이라는 야망을 드러냈다”고 논평했다. 박 단장은 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윤 대통령에 욕설 섞인 막말을 했다”며 유 전 이사장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여권을 향해 ‘미친X들’이라고 한 발언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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