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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도 AI에 ‘오일머니’ 투자…"53조 전용 기금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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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동의 ‘큰손’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공지능(AI) 투자 대열에 합류할 조짐이다. 국가 대항전이 돼 가고 있는 AI 투자에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중동세가 전투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7차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7) 포럼 개막식에서 야시르 알-루마얀 공공투자펀드(PIF)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7차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7) 포럼 개막식에서 야시르 알-루마얀 공공투자펀드(PIF)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사우디 공공투자지금(PIF)이 AI 투자를 위해 400억 달러(약 53조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문은 기금 조성에 관여하고 있는 복수의 인사들을 인용해 “최근 몇 주간 PIF 측이 실리콘밸리의 IT 벤처 투자 전문사인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실탄’ 400억 달러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벤처 캐피털(VC)들이 조성하는 펀드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투자사였던 일본 소프트뱅크의 AI 분야 투자 규모도 넘어설 것”이란 예측도 있다.

현재 주요국들이 차세대 엔비디아나 오픈(Open)AI를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사우디까지 가세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우디는 AI 기술의 기반인 반도체 제조시설 및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투자는 물론 자체 AI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AI 반도체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AI 반도체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앞서 오픈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 반도체 제조 등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와 UAE의 국부펀드 관계자들과 잇따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 만큼 사우디 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우디는 과거 IT 투자에선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사우디는 2016년 우버에 35억 달러(약 4조6800억원)를 투자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또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1000억 달러 규모)에 450억 달러(약 60조2000억원)를 투입했는데, 공유오피스를 내세운 위워크(WeWork)와 로봇 피자 제조사 줌(Zume) 피자 등 실패한 수십 개 기업에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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