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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액 깎이는데…국민연금 일찍 타는 수급자 85만명, 왜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당실에서 민원인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당실에서 민원인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수령액이 깎여 손해를 보는 데도 국민연금을 애초 수령 나이보다 일찍 타는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8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총 84만9744명으로(남자 57만4268명, 여자 27만5476명) 집계됐다. 이는 조기노령연금 제도가 시행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 전망(2023∼2027)'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올해 약 96만명을 거쳐 2025년 107만명으로 100만명을 처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22년 7월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33명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 인터뷰한 결과,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은 이유로 '생계비 마련'이 가장 많았다. 실직, 사업 부진, 건강 악화 등으로 소득 활동을 하지 못해 일찍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연금 고갈에 대한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중에 받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타는 게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조기노령연금은 법정 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1∼5년 앞당겨 받는 제도다. 정년 이전에 퇴직해 노령연금을 받을 나이가 될 때까지 소득이 없거나 적은 이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연 6%씩(월 0.5%씩) 연금액이 깎여 5년 당겨 받으면 최대 30% 감액된 연금액으로 평생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월평균 268만원 소득에 20년 가입한 65살 가입자의 경우 월 연금액은 54만원이다. 하지만 1년 일찍 받으면 51만원, 5년 일찍 받으면 38만원으로 감소한다. 이를 20년 동안 받는다고 가정하고 생애 총급여액으로 살펴보면, 65살 정상 수급 때 1억985만원이던 연금 총액은 1년 앞당기면 1억750만원으로, 5년 앞당기면 9210만원으로 줄어든다.

조기노령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보험료 납부 기간)이 10년 넘어야 신청할 수 있다. 신청 당시의 소득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 월액인 'A값'을 초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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