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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장동 재판 또 불출석…法 “계속 이러면 구인장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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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받은 과일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받은 과일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한 차례 무단으로 재판에 불출석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열린 대장동·성남FC 등 뇌물·배임 의혹 사건 재판에도 선거유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재판부가 “한 차례 더 이 대표가 불출석할 경우 구인장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19일 오전 뇌물‧배임 혐의 재판이 예정돼있던 이 대표는 전날인 18일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날 재판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법원 대신 강원지역 선거유세 일정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앞서 12일 오전에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느라, 같은 시각 예정돼있던 재판 일정에 무단 불출석한 바 있다.

檢 “피고인 무단 불출석 예외 없어, 강제구인해야”

2주 연속 이 대표의 불출석을 두고 검찰은 “형사사건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데, 지난 기일에 재판부가 명시적으로 피고인의 불출석 요청을 불허했는데도 불출석사유서만 내고 사전 허가 없이 개인적 정치활동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불출석했다”며 “예외적 불출석을 원칙처럼 요청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개인적 사유로 무단 불출석이 반복될 경우, 출석 담보 및 강제구인도 이뤄져야한다, 이재명도 예외일 수 없다”며 강제구인을 요청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제1야당 당 대표로, 선거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 대표의 정치활동은 단순히 이재명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선거는 상관없고, 제1야당 대표라도 강제로 신병 확보해서 재판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데 헌법과 괴리된 인식”이라고 맞섰다.

李측 “선거 전까진 나오기 어렵다”…재판부 “그건 안돼”

이 대표 측이 “현실적으로 선거 전까지는 나오기 어렵다”고 밝히자, 재판부는 “그렇게까지는 고려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검찰과 변호인들은 한참 말싸움을 벌였다. 중간에서 재판장이 정리하기 위한 발언 기회를 잡기도 난해할 정도였다.

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결국 재판기일 지정은 재판장이 하는 것”이라며 “양측 의견 다 잘 들었고, 이재명 피고인도 출석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선거기간에 국회가 열리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국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강제소환도 가능하니, 그 단계까지 가지 않게 스스로 일정을 조정해서 불가피한 게 아니면 출석해주면 좋겠다”고 못 박았다. “변명 같을 수도 있지만, 아예 총선 끝나고 진행하는 게 깔끔할 수도 있으나 이 사건은 관심이 많은 사건이라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자 변호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재판이 몇 년 걸릴지 알 수 없는데, 선거까지 20일 정도 남은 걸 뺀다고 전체적으로 재판 진행에 얼마나 차질이 빚어질지 모르겠다”며 “절차적으로 정진상 피고인 측에서 유동규 증인에게 반대신문하는 기일인데, 이런 기일까지 당 대표인 피고인을 강제로 구인하는 모양은 법원에도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가 “저도 그렇게까지 안 하고 싶으니 출석해달라는 의미” “강제소환까지 가는 게 국민에게 파장이 적지 않을 거라 원치 않는데, 반복되면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달랬지만, 이 대표 측은 계속 “선거 전까지 변론을 분리해달라” “국민의 알권리 선거권 투표권이 중대한데, 20일 정도 양해해주지 못한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변호인들이 “김건희 여사”를 언급해 재판부가 “정치 이야기는 밖에서 하시고, 정치적 고려가 법정에 들어오지 않길 바란다”고 끊기도 했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18일 인천 계양 을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며 "재판에 주3회 출석해야하는데 출마를 병행하는게 바람직하지 않아, 출마를 포기한다"며 "이재명도 죄인이니 자기 재판을 충실히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18일 인천 계양 을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며 "재판에 주3회 출석해야하는데 출마를 병행하는게 바람직하지 않아, 출마를 포기한다"며 "이재명도 죄인이니 자기 재판을 충실히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날 증인으로 소환돼 법정에 나와 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증인출석 반드시 하라고 해서 출마 포기하며 나왔는데 정작 피고인은 나오지도 않아서 증언하지 않겠다”며 “변론분리해서 정진상 전 실장 측 반대신문만 진행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이 대표의 출석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도 제 사건 재판받는 공범인데 피고인 신문도 안 받고 방어권을 포기한 채 여기 증인으로 나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우선 이재명 피고인이 나오면 유동규 증인이 증언한다고 하니, 피고인이 나올지 안 나올지 알 수 없으니 증인 출석을 계속 해야 한다”며 “다음 기일인 26일 이재명 피고인이 안 나오면, 그때부터 강제소환을 검토하겠다”고 정리했다.

이 대표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뇌물 및 배임·위증교사 3개 재판을 중앙지법에서 동시에 받고 있다. 이번 주는 주 3회(18·19·22일), 다음 주는 최소 주 2회(26·29일) 재판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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