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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키 베츠도 '맞팔'한 포수…양의지가 곽빈에게 내린 특명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36)는 최근 팀 후배 투수 곽빈(24)에게 뜻밖의 미션 하나를 줬다. LA 다저스 간판 타자 무키 베츠(31)의 사인을 받아오라는 '특명'이었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뉴스1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뉴스1

메이저리그(MLB) 명문 구단 다저스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서울에 머물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한국의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로 구성된 '팀 코리아'와 평가전도 치렀다. 곽빈은 바로 이 팀 코리아의 에이스로 뽑혀 다저스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

양의지는 같은 날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후배 투수들을 릴레이로 칭찬하다 곽빈의 이름을 꺼냈다. "곽빈은 올해 15승을 한다고 약속했다. 잘 할 거라 믿는다"며 "다저스 베츠의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MLB 서울시리즈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무키 베츠. 뉴스1

MLB 서울시리즈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무키 베츠. 뉴스1

다저스는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프레디 프리먼 등 몸값 높은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팀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양의지가 베츠를 콕 집어 선택한 이유가 있다. 두 선수가 서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맞팔'한 소셜미디어(SNS) 친구라서다.

양의지는 수줍게 "나와 베츠는 서로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다"라며 "당연히 내가 먼저 베츠를 팔로잉 했는데, 언제인지는 몰라도 어느 순간 베츠가 맞팔로잉을 해줬더라"고 귀띔했다.

양의지는 베츠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기 전부터 이미 오랜 팬이었다. 양의지는 "같은 야구 선수가 봐도 베츠는 정말 멋지다. 플레이 자체가 멋있는 선수인 것 같다. (맞팔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다시 한번 뿌듯해했다.

무키 베츠가 팔로잉한 양의지의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 양의지 인스타그램 캡처

무키 베츠가 팔로잉한 양의지의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 양의지 인스타그램 캡처

베츠는 공격·수비·주루 모두 MLB 최정상급 실력을 뽐내면서 여섯 번이나 올스타로 선정된 특급 외야수다. 리그에서 수비를 가장 잘한 선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도 여섯 번 받았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2018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2020년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6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이적 후에는 2년 연속 MLB 전체 유니폼 판매 1위에 오르는 인기를 자랑했다. 양의지가 SNS를 통해 '팬심(心)'을 표현할 만하다.

양의지는 "(팀 코리아에 합류한 두산 소속) 후배들에게 '가서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용돈을 조금 줬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주면서 '꼭 베츠 사인 받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그렇다고 '사인 못 받으면 돈을 돌려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라며 웃었다.

다저스를 상대로 역투하는 곽빈. 연합뉴스

다저스를 상대로 역투하는 곽빈. 연합뉴스

물론 양의지의 마음은 바다 건너 MLB의 베츠보다 늘 동고동락하는 동료들에게 더 기울어져 있다. 잠시 팀을 비워야 하는 후배 투수들에게 그가 건넨 '여비'는 시즌 내내 이들을 보듬어야 하는 안방마님의 따뜻한 격려이자 염려다. '무키 베츠 사인'은 그 마음을 표현할 좋은 구실이 됐다.

양의지는 "곽빈은 젊은 선수지만, MLB에 도전할 만한 구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직구 구속이 평균 시속 150㎞ 정도 나오고, 구종도 많지 않나. 시원하게 맞더라도 자신이 한 말처럼 자신 있게 붙어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실제로 곽빈은 이날 다저스 최고 스타 오타니에게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최종 성적은 2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팀 코리아'의 여정을 마쳤다. 함께 간 올해 1라운드 지명 신인 김택연도 6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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