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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에 박정희·육영수 부부 기리는 사찰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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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경북 칠곡군 박통사 법당에 박정희 전 대통령 영정과 함께 제단이 차려져 있다. 김정석 기자

경북 칠곡군 박통사 법당에 박정희 전 대통령 영정과 함께 제단이 차려져 있다. 김정석 기자

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자고산 자락에 있는 한 사찰. 낙동강 칠곡보(洑)가 멀리 내려다보이는 강변에 기와지붕을 얹은 2층짜리 건물이 우뚝 서 있었다. 건물 외관은 평범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이색적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사찰 내부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사진으로 가득했다. 부부 초상화나 박 전 대통령이 국정을 살피면서 남겼던 여러 사진이었다. ‘내 一生(일생) 祖國(조국)과 民族(민족)을 爲(위)하여’를 비롯한 박 전 대통령 여러 휘호도 액자에 담겨 곳곳에 걸려 있었다. 건물 2층 법당에는 불상 옆에 박 전 대통령 영정과 제단이 마련돼 있었다.

이곳은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를 추모할 목적으로 창건된 ‘박통사(朴統寺)’다. 이병훈(81) 거사는 박 전 대통령 업적을 기리고 중생구제를 위해 개인 돈 19억원을 털어 2010년 3월 이 사찰을 창건했다.

이 거사는 2019년 12월 박통사를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에 전 재산과 함께 기부했고 박통사는 해인사 말사로 등록됐다.

박통사 주지 지웅스님은 “창건주 이 거사는 1966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다리 상처를 입어 서울 해군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육 여사 위문을 받았다”며 “그 인연으로 박 전 대통령 내외를 전보다 더 존경하게 된 이 거사는 두 분의 넋을 기리는 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통사가 해인사 말사가 된 후 조금씩 존재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전·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정치 지망생 발길도 점차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웅스님은 “전국에 박 전 대통령을 위한 법회를 여는 사찰이 몇 군데 있지만, 사찰 창건 목적과 정체성 자체가 박 전 대통령 내외를 모시는 곳은 박통사가 유일하다”며 “민족중흥과 경제발전에 공헌한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업적을 널리 선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에 박통사 창건 이념을 알리는 내용의 서신을 우편으로 보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통사를 찾아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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