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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근무 간호·공무원 위해 ‘월세 20만원’ 기숙사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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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2025년 전남 영암군에 들어설 농어촌 간호·복지 기숙사 1호점 조감도. [사진 전남도]

2025년 전남 영암군에 들어설 농어촌 간호·복지 기숙사 1호점 조감도. [사진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 중인 전남도가 간호·복지 종사자와 공무원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어촌의 열악한 정주 여건을 개선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젊은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농어촌 간호·복지 기숙사 건립 공모사업’에 전남 진도군이 선정됐다. 2026년 완공 예정인 간호·복지 기숙사 2호점은 50억원을 들여 진도읍 교동리에 들어선다. 30실 규모 시설에는 진도 관내 의료기관과 복지시설의 간호사와 종사자가 입주한다. 입주자들은 연간 240만원에 2년간 거주가 가능하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해 간호·복지 기숙사 1호점 건립지로 전남 영암군을 선정했다.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지상 4층, 30실 규모의 시설을 짓는 데 69억원이 투입된다.

간호·복지 기숙사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농어촌 의료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시설이 완공되면 농어촌에서 일하는 간호·복지 인력의 근무 기피 현상을 해소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남도는 보고 있다. 전남도는 올해 내로 섬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간호·복지 기숙사 3호점(사업비 30억원) 대상 지자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전남도 산하 시·군들도 공무원들의 기숙사를 확충해가는 추세다. 완도군은 ‘청해관’을 비롯해 12개 읍·면에 총 156실의 공무원용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숙박 여건이 열악한 도서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2022년부터는 기숙사 현대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금당면과 생일면에 각각 12개실, 6개실 등을 신축하고 있다.

진도군은 소속 공무원들을 위한 공동숙소 ‘청렴빌’을 운영 중이다. 32㎡ 크기의 원룸형 숙소 40실을 갖춘 시설은 2022년 12월 준공 후 100% 입주를 마친 상태다. 공무원들은 연간 190만원에 최대 2년간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다.

전남 지자체들이 농어촌 의료 및 공무원 인력 확보에 관심을 쏟는 것은 도시에 비해 정주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해안가가 많은 전남의 경우 섬이나 오지(奧地)가 많아 의료 종사자나 공무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한국섬진흥원(KIDI)의 ‘섬 지역 공무원 근로여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남 섬 지역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지난해 기준 12개 지자체, 469명에 달했다. 이중 섬이 가장 많은 신안군은 10년 이상 근속자 비중이 2008년 66%에서 2022년 45%까지 떨어지는 등 근속기간이 급감했다.

전남지역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대학병원이 없는 점도 의료진 확충을 강조하는 이유다. 전남도는 지역 국립대인 목포대·순천대와 함께 국립 의대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단일 의대 설립에 합의한 두 대학과 함께 2026학년도에 의대를 신설하는 게 목표다.

앞서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난 1월 전남도의 공동 단일 의대 설립 추진에 합의한 후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두 대학의 공동 단일의대 설립안은 캐나다 노슴(NOSM) 의대의 지역 의료 선도모델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최영주 전남도 의대유치추진단장은 “국립 의대 신설은 의료 취약지인 전남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200만 도민의 30년 숙원사업”이라며 “공동 단일 의대가 신설될 수 있도록 의대 유치 활동 및 의료 기반 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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