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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41년 포스코와의 동행 영광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포스코그룹 역사상 최초로 연임 임기를 다 채운 최정우 회장이 18일 퇴임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그는 “41년간 회사가 눈부신 성공의 열사를 써 내려 가는 과정에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8년 취임 이후 6년 동안 포스코그룹을 이끌어온 최 회장은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연임 임기 완주’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2018년 취임 이후 6년 동안 포스코그룹을 이끌어온 최 회장은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연임 임기 완주’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이임식에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김준형 포스코홀딩스친환경미래소재총괄,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 전중선포스코이앤씨 사장 등 그룹 임원진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뒤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 임기를 마친 회장으로 기록됐다. 재임 중 2차전지 소재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포스코그룹을 미래 종합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포스코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재편되는 공급망 질서와 날로 치열해지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포스코그룹은 더 지혜롭고 현명한 결단으로 끊임없이 신시장, 신사업의 지평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 극복을 꼽았다. 그는 “포스코의 무한한 저력, 포스코를 아끼는 협력사·공급사·지역 사회·세계철강업계의 애정이 쏟아진 기적의 시간이었다”며 “멈췄던 쇳물이 다시 흐르고, 애타게 기다렸던 제품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을 때 그 감동과 감격, 감사는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최 회장은 후임자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최 회장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후보에게 “탁월한 리더십, 깊은 경륜과 지혜를 갖춘 장인화 차기 회장이 계시기에 제 발걸음은 가볍다”며 “친환경이라는 시대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그동안 뿌린 씨앗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과 포스코의 인연은 당분간 계속된다. 최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포스코그룹 자문역을 맡을 예정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옆에서 조용히 응원하고, 또 격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후임 장인화 신임 회장 후보는 오는 21일 열리는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를 거쳐 10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이임사 전문

존경하는 포스코그룹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로 제9대 포스코그룹 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끝으로 제 포스코 인생은 감사와 보람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포스코그룹에 몸담았던 지난 41년간 회사가 눈부신 성공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우리 포스코그룹은 놀라운 성장과 혁신을 거듭하며 언제나 대한민국의 경제·산업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아득한 미래였을지 몰라도 우리는 눈앞의 현실로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지속가능한 100년 포스코'의 확고한 토대를 다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느 한순간도 수월하지 않았지만 단 한순간도 회사의 성장을 의심하지 않은 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인의식으로 무장하고 아낌없이 열정을 쏟고 계신 자랑스러운 임직원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그동안 궂은 일도마다 않고 함께 웃고 울어주신 포스코그룹 가족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2022년 9월 사상 초유의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 극복의 대장정은 포스코의 무한한 저력, 임직원 여러분의 굳건한 의지, 포스코를 아끼는 협력사, 공급사, 지역사회, 세계철강업계의 애정이 쏟아진 기적의 시간이었습니다.

멈췄던 쇳물이 다시 흐르고, 애타게 기다렸던 제품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을 때, 그 감동, 감격, 감사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가 흘린 땀과 눈물은 '하나 된 마음, 135일의 기적'으로 우리 기억 속에서 절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포스코그룹 가족 여러분!

2018년 포스코 회장이라는 영광되고도 무거운 소임을 허락받았을 때 이 약속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화산같이 뜨거운 고로 앞에서도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며 묵묵히 땀흘리는 그대, 한건의 거래라도 더 따내려 낯선 땅을 종횡무진하는 당신, 연구개발과 공정혁신을 위해 밤낮없이 연구와 개발에 몰두하는 그 친구, 그밖에 포스코그룹의 요소요소를 채우는 생산과 건설 현장의 여러분들의 자긍심, 열정,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부족함은 있었을지언정 늘 진심이었고 아쉬움이 분명 남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저는 비록 여기서 멈추지만 여러분들이 함께 제 약속을 이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자랑스러운 포스코그룹 임직원 여러분!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주역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빠르게 재편되는 공급망 질서, 날로 치열해지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포스코그룹은 더 지혜롭고 현명한 결단으로 끊임없이 신시장, 신사업의 지평을 열어 나가야 합니다.

특히, 친환경이라는 시대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그동안 뿌린 씨앗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포스코그룹의 이해관계자와 공존·공생하는 책임감으로 이룬 강건한 생태계 하에서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가치도 함께 추구하는 전통을 이어가며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길 기원합니다.

저는 이제 걱정과 당분의 짐을 여기에 모두 내려놓고 여러분을 향한 굳은 신뢰, 그리고 모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애정만 품고 떠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포스코의 잠재력은 언제나, 예외 없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탁월한 리더십, 깊은 경륜과 지혜를 갖춘 장인화 신임 회장이 계시기에 더더욱 제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평범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편안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포스코그룹의 더 멋진 앞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디서든 포스코를 만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친환경 미래소재가 우리의 일상을 지탱합니다. 우리가 지은 집에 이웃이 삽니다. 세계 곳곳에서 포스코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남미 4,000미터 고지에서 제2의 창업의 깃발을 꽂고 있는 포스코인, 동토의 땅 퀘벡주 베캉쿠르에서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포스코인, 세계 각지에서 안전 최우선 조업과 건설에 임하는 포스코인, 포스코그룹은 미래를 향해 계속해서 전진하며 원대한 비전을 성취해 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길거리에서 '포스코' 세 글자만 스쳐도 저는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보고 싶을 것입니다. 커피 한잔 마시며 펼치는 신문 한켠에서 여러분의 활약상이 저에게 반갑게 인사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나지막이 인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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