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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최고로 좋다니…국내팬도 흥분시킨 ‘조타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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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온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7일 키움과의 평가전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온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7일 키움과의 평가전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가 마침내 시작됐다. 140년 전통을 자랑하는 LA 다저스 그리고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이 지난 15일 각각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이들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평가전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MLB 개막전(20~21일)이 포함된 이번 월드 투어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로 관심을 끈다. 또, 세계 정상급 스타들 뿐만 아니라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고우석 등 KBO리그 출신 빅리거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서울시리즈를 드라마로 만든 오타니=이번 MLB 서울시리즈의 주인공은 단연 오타니다. 당초 월드 투어가 확정된 지난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다. 그런데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액인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는 서울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으로 향하는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혼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열애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인 아내(다나카 마미코)와 혼인을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바로 다음 날 공식 기자회견에선 “만난 지는 3~4년 됐고, 지난해 약혼했다. 아내와 미래를 그릴 수 있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오타니는 결혼 사실을 발표한 뒤에도 아내의 신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행 전세기를 타기 직전인 15일 아내와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타니의 아내인 다나카 마미코. [연합뉴스]

오타니의 아내인 다나카 마미코. [연합뉴스]

오타니의 행보는 서울시리즈의 흥행으로 직결됐다. 국내외 언론은 오타니 부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였고, 수백 명의 팬들은 다저스 선수단이 입국한 15일 인천공항에 나가 오타니를 환영했다.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경기를 펼쳐지는 서울시리즈는 입장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동서양 막론하는 오타니 센세이셔널=오타니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2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 청소년 국가대표 자격으로 방한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그는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 정도로 여겨졌지만, 12년이 지난 2024년엔 MLB를 상징하는 스타 자격으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아내와 함께 내한한 오타니는 16일 고척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리즈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은 가장 좋아하는 나라다. 아내와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오타니를 향한 관심은 미국과 일본 취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17일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다수 외신 기자들은 3루 벤치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혹여 오타니가 그라운드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1시간이 넘도록 기다렸다. 오타니는 이날 실내 타격훈련만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렸는데도 국내외 취재진은 철수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LA 다저스를 이끄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예로 들며 “오타니가 조던 수준의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던처럼 훌륭한 유산을 남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과거 오타니와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었던 내야수 앤서니 렌던이 오타니를 비틀스와 맞먹는 존재라고 칭찬한 데 이어 다저스 외야수 제임스 아웃먼은 “현재 오타니 열풍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견줄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오타니는 빼어난 야구 실력과 최고의 인간성을 앞세워 가는 곳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이 낳고, 미국이 기르는 21세기 야구의 아이콘이 바로 오타니다. 이번 서울시리즈는 오타니가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 속 인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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