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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선 90억 적자…바람 센 한강에 '곤돌라' 검토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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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시가 한강 곤돌라 사업 예시 장소로 거론한 뚝섬-잠실 구간.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한강 곤돌라 사업 예시 장소로 거론한 뚝섬-잠실 구간. [사진 서울시]

한강 수상 교통수단인 리버버스가 오는 10월 출항을 앞둔 가운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한강 곤돌라 사업성 검토에 나섰다.

SH공사는 지난달 29일 ‘교통개선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한강 변 곤돌라 도입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공고했다.

SH공사, 한강 곤돌라 용역 공고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에 설치할 예쩡인 곤돌라. [사진 서울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에 설치할 예쩡인 곤돌라. [사진 서울시]

공고문에 따르면 SH공사는 오는 26일 오후 5시까지 서류 접수를 한다. 다음 달 2일 SH공사 곤돌라 사업제안서 평가위원회가 응찰자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번 용역의 추정 기초 가격은 4억9454만원으로 공고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계약일로부터 9개월 이내에 한강 곤돌라 용역을 수행해야 한다. 이번 용역 공고에 대해 SH공사는 “한강 변 도시 매력 제고를 위한 연구 목적으로 이번 입찰을 공고했다”며 “한강 곤돌라 사업이 과연 사업성은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한강 곤돌라 사업을 공식화한 건 지난해 3월부터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국 런던 템즈강에 위치한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 현장을 방문해 “한강에도 인근 주요 여가문화 거점을 공중으로 연결하는 곤돌라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실제로 서울시가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2.0' 프로젝트에 한강 곤돌라 사업을 포함했다.

나아가 이번 용역을 통해 서울시는 한강 변을 가로지르는 곤돌라가 들어서면 지역별로 사업성 여부를 검토한다. 과거 서울시가 한강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시로 거론했던 장소는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에서 광진구 뚝섬유원지역을 잇는 1.6㎞ 구간 노선이었다.

여기에 오세훈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추가로 성동구 서울숲과 마포구 상암 일대도 후보 지역으로 언급했다. 이처럼 그간 거론했던 지역은 물론, 이번 용역에는 용산·한남·여의도·당산·암사 등도 모두 검토 대상으로 포함한 것으로 알려진다.

런던 90억 적자…경제성 논란 극복할까

서울시 한강 곤돌라 기본 계획 용역 입찰 공고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서울시 한강 곤돌라 기본 계획 용역 입찰 공고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번 용역에선 한강이 곤돌라 운행에 적합한지도 연구한다. 한강은 강바람이 세게 불 때가 많아 곤돌라 운행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순간 최대 풍속은 24.9m/s였다. 지난해 오 시장이 런던을 방문했던 당시에도 순간 최고 17m/s 강풍이 불어 케이블카 운영이 중단됐다.

경제성도 검토 대상이다. 서울시는 민자 사업 방식으로 곤돌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분한 수요가 없으면 민간 사업자가 들어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영국 템즈강 약 1.1㎞ 구간을 90m 높이에서 편도 10분 동안 운행하는 런던 케이블카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연간 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한강 곤돌라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곤돌라가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교통이 편리한 한강 인근 지역에 설치해야 하는데, 잠실·반포 등 한강 인근 지역엔 이미 아파트촌이 형성돼 있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한강 곤돌라는 어느 위치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경제성 등에서 큰 편차가 나기 때문에, 노선은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한강 대중교통 수단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오는 10월엔 한강리버버스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을 오가는 한강리버버스는 한 번에 199명까지 태울 수 있는 선박 형태 교통수단이다. 평균속력 17노트(시속 31.5㎞), 최대속력 20노트(시속 37㎞)이며 1척 가격은 4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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