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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났어요" 수신호에도 '쾅'…'졸음∙주시태만' 충격 영상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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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은 특히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연합뉴스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은 특히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오후 3시께 고창담양고속도로 담양분기점 부근에서 2차로로 달리던 1t 화물차가 타이어가 빠지면서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발견한 승합차 운전자가 사고 차량을 돕기 위해 정차했고, 탑승자들이 내려 뒤에 오는 차들에 수신호로 사고 사실을 알렸다.

 다른 차들은 이를 보고 차로를 변경해 주행했지만, 승용차 한 대는 속도도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직진하더니 화물차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자 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는 승용차 운전자가 졸거나 전방을 제대로 보지 않은 탓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사고는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태만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시속 100㎞가 넘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선 그 위험성이 더 커진다. 17일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 따르면 겨울이 끝나면서 날씨가 따뜻해지고 안개까지 자주 끼는 3월에 특히 졸음과 전방주시태만으로 인한 사고 사망자 비율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공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졸음·전방주시태만으로 인해 숨진 사람은 2월에 모두 19명이었다. 반면 3월에는 28명으로 47.3% 증가했다. 또 2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도공 관계자는 “3월엔 따뜻한 봄기운과 높은 일교차로 인한 졸음 탓에 운전자가 차량 정체나 선행사고 및 고장 차량 등에 의한 돌발상황에 미처 대응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3월에는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도로가 미끄러운 데다 큰 일교차로 인해 안개도 자주 발생해 가시거리가 200m까지 줄어드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봄철에 고속도로에서 2시간 넘게 운전할 때는 졸음쉼터나 휴게소에서 2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실내의 이산화탄소(CO2) 농도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졸음 방지 껌을 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예보를 틈틈이 확인하고 빗길과 안개 속에서 운행할 땐 안개등이나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20% 이상 줄여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만 한다.

 봄철에는 자동차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겨울철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로 인해 부식된 차량 하부와 타이어 공기압, 제동장치를 점검하고 잦은 난방 사용으로 인해 상한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는 게 좋다. 봄비와 황사로 인한 시야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와이퍼 상태를 점검하고, 워셔액도 충분히 보충해 놓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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