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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서 자란 '김'이 탈모 잡나…산모 먹인 국에서 효능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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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중앙포토]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중앙포토]

민물김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

바다가 아닌 계곡에서 서식하는 ‘민물김’이 탈모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의 탈모 증상 완화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는 지난 11일 ‘민물김 추출물의 탈모 증상 완화 효능 연구용역’의 착수보고회를 열고 오는 11월까지 관련 연구를 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는 오랜 기간 탈모 치료제를 연구해 온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과 함께 진행한다. 탈모증이 있는 실험용 쥐에 민물김 추출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민물김은 유속과 유량이 풍부하고 차고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소한계곡은 해발 400m 남짓한 고암산과 갑봉산 사이 골짜기로 계곡물이 세차게 휘몰아치는 급류 구간이 많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에서는 연구목적으로 매년 10㎏을 양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에서는 연구목적으로 매년 10㎏을 양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

탈모증 실험용 쥐에 민물김 추출물 투여

바위 위에 붙어 있어 얼핏 보면 이끼와 비슷한 민물김은 최대 10㎝까지 자란다. 4월부터 10월까지 성장하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늦가을이다. 민물김연구센터 관계자는 “민물김은 석회 성분이 풍부하고 13도 이하 수온이 유지되는 곳에서 자란다”며“민물김이 서식하려면 초당 1m 이상으로 물이 세차게 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민물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건 과거 이 지역 주민이 민물김에 혈행 개선과 부종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산모에게 민물김으로 끊인 국을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민물김은 알베린과롤리올라이드 등을 함유하고 있어 주름 개선, 피부미용, 항산화, 항염증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2018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해 특허와 논문, 상표등록 등 총 23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 일반인은 민물김을 채취할 수 없다. 2012년 소한계곡이 자연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법적으로 금지됐다. 오로지 민물김연구센터에서만 연구 목적으로만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한 해 채취량은 10㎏이고, 연구센터에서 양식으로 10㎏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중앙포토]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중앙포토]

바다 김보다 덜 짭짤, 감칠맛은 강해 

지금까지 민물김으로 비누와 마스크팩 등 만들었고 화장품과 식품을 개발 중이다. 김동삼 민물김연구센터 박사는 “민물김 추출물에서 탈모 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 발견돼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다”며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탈모방지용 샴푸 등 각종 제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척시는 앞으로 소한계곡 일대를 민물김이 서식하기 위한 최적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민물김 효능이 증명되면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대량 증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물김은 바다에서 나는 김보다 덜 짭짤하지만, 감칠맛이 강하다고 한다. 자연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하맹방리 초당마을 주민 일부가 민물김을 채취해 식재료로 쓰거나 장터에 나가 팔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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