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막아라” vs 경찰 “비켜라”...대구퀴어축제 충돌…올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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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7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행정대집행에 나선 공무원들이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으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해 뒤엉켜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17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행정대집행에 나선 공무원들이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으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해 뒤엉켜 있다. 뉴스1

성 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올봄에도 대구 동성로 등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퀴어축제 현장에서 ‘공권력 충돌’까지 발생해 올해도 비슷한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퀴어축제가 다가오고 있는데 법적 쟁점을 해결해야 할 검찰이 1년이 가깝도록 미루고 있다”라며 “사건을 회피하고 있는지, 아니면 몰라서 처리 안 하고 있는지 검사답게 좀 처신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퀴어축제를 언급했다. 홍 시장은 “퀴어축제 여파로 발생한 고소·고발 사건은 1여년간 잠자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 “막아라” vs 경찰 “비켜라” 충돌

지난해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행정대집행에 나선 공무원들이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으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도로에 넘어진 한 공무원이 발목 등에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아 있다. 뉴스1

지난해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행정대집행에 나선 공무원들이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으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도로에 넘어진 한 공무원이 발목 등에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아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17일 중구 반월당 네거리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퀴어축제를 위해 주최 측이 부스와 무대 설치물 반입을 시도하자, 대구시와 중구 공무원 500여 명이 길을 막아섰고, 경찰이 길을 터주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대구시는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했다”고 했고,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라며 맞섰다. 경찰이 설치물을 반입시키는 과정에서 대구시 공무원 2명이 밀려 다쳤다. 이에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까지 축제 여부를 두고 찬반 양쪽으로 갈라져 아수라장이 됐다. 이후 공무원들이 철수하면서 축제는 별다른 마찰 없이 진행됐다.

지난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퀴어축제 불법 도로 점거에 대해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지난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퀴어축제 불법 도로 점거에 대해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홍 시장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도로 점거를 방조한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대중교통인 버스가 오고 가는 번화가 도로를 점거하는 건 안 된다. 법원에서 ‘집회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 불법 도로 점거까지는 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반박했다. 대구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연합은 즉시 성명서를 내 “퀴어축제는 개최 반대 측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에서 전부 기각된 것으로 적법한 집회이자 집시법에 따라 경찰이 보호해야 할 집회다”며 “적법한 집회 시 도로사용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를 볼 때 정당한 행정대집행이라는 것은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시-시민단체 맞고발전까지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들이 지난해 7월 12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전교조 대구지부 강당에서 '국가 손해배상 청구 및 공무집행방해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들이 지난해 7월 12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전교조 대구지부 강당에서 '국가 손해배상 청구 및 공무집행방해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다툼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7월 대구참여연대 등이 “집회신고가 됐음에도 대구시가 불법 집회로 규정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차별과 혐오의 발언을 일삼았다”며 홍 시장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구퀴어문화축제 측이 “축제가 계속 진행되기 위해서 도로 점용과 집시법에 대한 법의 분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며 집시법 위반 혐의로 홍 시장과 대구시 공무원들을 고소했다.

이에 대구시는 역으로 축제 측과 대구경찰청장을 직권남용,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교통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대구시 측은 “주요 도로를 점거해 시민 통행권을 원천 차단하는 불법 집회가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축제는 5월 중 대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축제 측은 “국가폭력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에 벌써 16회 축제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도 흔들림 없이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성대히 열릴 것이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태그스포스(TF)를 구성해 대구시·축제 측과 충분히 협의해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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