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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 보조금 8조원 받는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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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호 01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대로 지급된다면 삼성전자는 미국 인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 애리조나 인텔 공장을 찾아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보조금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하면서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을 포함해 대출 지원 등 간접 보조금까지 527억 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보조금이 확정된 곳은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스(15억 달러)와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1억6200만 달러), 미군 전투기용 반도체를 만드는 영국의 BAE시스템즈(3500만 달러) 등 3곳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투자 규모가 큰 삼성전자와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가 전체 보조금의 40% 이상을 받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고 있고, 인텔은 오하이오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신설하는 등 미국에서만 반도체 제조에 435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TSMC는 4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고 있다.

삼성전자, TSMC보다 보조금 10억 달러 더 받을 듯

미 정부는 우선 인텔부터 챙기고 있다. 직접 보조금 35억 달러와 대출 등을 포함해 총 100억 달러 이상을 인텔에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TSMC도 50억 달러 이상을 보조금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60억 달러를 받는다면 TSMC보다 10억 달러 가량 더 많이 받는 셈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믿고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이들 기업은 최근 치열한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이 신청한 보조금은 총 700억 달러 수준으로, 미 정부가 마련한 보조금(527억 달러)을 크게 뛰어 넘는다. 이에 개별 기업들이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러몬드 장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최고경영자들이 와서 수십억 달러를 요청하면 ‘타당한 요청이지만 절반만 받아도 운이 좋은 것’이라 답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테일러시 투자 규모(170억 달러)나 TSMC 보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 보조금을 받는다면 추가 투자 요구도 커질 수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가 이미 발표한 텍사스 공장 건설 외에 추가로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며 사실상 미국 내 추가 투자에 대한 압박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미 상무부와의 협상에서 기존 설비에 추가로 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추가 투자 여부에 대해 이날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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