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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서명옥·최은석 국민추천제 공천…장예찬 막말엔 “국민 눈높이서 고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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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가 15일 국민추천제로 공천하는 5곳을 발표했다. 공관위는 이날 서울 강남갑·을에 서명옥(64) 한국공공조직은행 은행장과 박수민(57) 전 유럽개발은행 이사가, 대구 동-군위갑과 북갑에 최은석(57)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와 우재준(36) 변호사가, 울산 남갑에 김상욱(44) 변호사가 각각 국민추천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영환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청 보건소장을 지낸 서명옥 은행장에 대해 “공공의료 분야에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보건 의료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기획예산처에서 연구개발(R&D) 총괄 서기관을 지낸 박수민 전 이사와 최은석 전 대표에 대해선 “경제 전문가”라고, 김상욱·우재준 변호사 대해선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온 청년 변호사”라고 공천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여성과 청년 등 정치 신인 발굴을 위해 여권 강세 지역 5곳을 국민추천제 지역으로 선정하고 지난 8~9일 이틀에 거쳐 18명의 후보군 면접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1명, 45세 이하 청년은 2명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공관위는 당초 지난 대선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영입 인재인 최수진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여성 최초 투스타(소장)’ 출신인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과 지난 총선 때 미래한국당 대변인을 지낸 이익선 전 기상캐스터 등 여성 전문가를 강남갑·을에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이날 후보 발표 막판까지도 공관위 내부에서 고심이 컸다고 한다. 5·18 폄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 등 최근 잇딴 설화 논란에 다양한 검토가 추가됐고, 의대 정원 확대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의사 후보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고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인 한지아 비상대책위원이 면접에 참여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언론 보도로 후보가 못 된 사람도 있다”며 후보 결정 과정에 격론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결국 의사 출신이면서 2022년 지방선거 때 강남구청장 공천을 노릴 정도로 지역 경쟁력도 갖춘 서명옥 은행장이 강남갑에 배치된 것이다. 또 통계청장 출신인 강남병의 유경준 의원이 경기 화성정 후보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강남 벨트에 경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논리에 따라 경제 관료 출신인 박수민 전 이사가 강남을에 공천됐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막말 논란’을 빚고 있는 장예찬 후보의 공천 취소를 놓고 하루 종일 논의를 이어갔다. 정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고민을 하고 있다. 논의를 거쳐 결론 내리겠다”고 말했다. 공관위원들은 이날 정 후보자의 과거 SNS 발언이 정리된 웹페이지를 두고 후보 자격에 대해 검토했다. 한 공관위원은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부담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 수영에서 공천된 장 후보는 정치 입문 전 SNS에 쓴 부적절한 글이 재조명되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청년특보로 활동한 장 후보는 2014년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쓴 글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반려동물 혐오, 지역 비하 등의 과거 발언도 논란이 됐다.

 당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후보의 과거 발언에 대해 “어쨌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선거에 또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다”고 우려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광주 현장 방문 중 “(장 후보에 대해)지금 판단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후보는 나흘동안 3차례 공개 사과를 하면서 거듭 자세를 낮췄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심려를 끼쳤다”(12일 SNS)에 이어 이날 오전에 “10번, 100번 후회하고 있다”며 SNS로 재차 사과했다. 장 후보는 이날 오후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연기하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거운 마음으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구 중-남의 도태우 변호사와 충북 청주상당의 정우택 의원의 공천 취소에 따른 후폭풍도 이어졌다. 공관위는 14일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의원과 ‘5·18 폄훼’ 물의를 빚은 도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정치 공작 의혹만으로 취소 결정하는 것은 무리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라며 비대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도 후보의 공천 취소 결정에 대해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 한다”며 “과거 자기 생각이 잘못됐다고 반성까지 하고 있는데, 그걸 꼬투리 삼아 문재인 정권 때 거리투쟁까지 싸잡아 막말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을 겨냥해 “새털처럼 가볍게 처신하면서 매일 하는 쇼는 셀카 찍는 일뿐이니 선거가 되겠나”고 지적했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곽규택 변호사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결선에서 꺾고 부산 서-동의 후보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공관위는 또 하태경 의원의 서울 중-성동을 경선의 여론조사 거짓 응답 의혹에 대한 이의제기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12일 결선에서 승리한 이혜훈 전 의원 측이 여론조사서 성별과 연령을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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