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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고등법원 "동성결혼 불인정은 위헌"…항소심 최초

중앙일보

입력

14일 삿포로고등법원 앞에서 동성 결혼 지지자들이 ″고등법원에서도 위헌″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 삿포로고등법원 앞에서 동성 결혼 지지자들이 ″고등법원에서도 위헌″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고등법원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규정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고 NHK방송 등이 14일 보도했다. 일본 항소심에서 이 같은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삿포로 고등법원은 이날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동성 커플 3쌍이 제기한 소송에서 혼인의 자유를 정한 헌법 조문에 대해 "동성 간 혼인에 대해서도 이성 간의 경우와 같은 정도로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당하다"면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국회가 입법 조치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앞서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도 이날 도쿄에 사는 8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동성 커플이 혼인으로 법적 이익을 받는 제도가 없다는 것에 합리적 이유는 없다"며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 상태'라고 판결했다. 위헌 상태는 헌법 취지에 어긋나지만, 개정에 시간이 걸려 당장 효력을 잃게 하지는 않는 결정이다.

일본에서 지난 2019년부터 동성 결혼 관련해 제기된 소송은 5개 법원에서 6건이다. 1심에서는 이날 도쿄재판소 판결을 포함해 3건이 위헌 상태, 2건은 위헌, 1건은 합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동성 결혼 제도 도입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족관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며 "각층의 의견이나 국회 논의 상황 등을 주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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