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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보도에 '파란색 1' 쓴 MBC…선방위, 제작진 의견진술 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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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날씨예보 보도 화면. 사진 MBC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날씨예보 보도 화면. 사진 MBC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날씨 소식을 전하며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해 민원이 제기된 MBC에 제작진 의견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MBC-TV의 ‘MBC 뉴스데스크’ 날씨 코너 2월27일 방송분과 관련해 이같이 의결했다. 의견진술은 통상 중징계를 전제로 한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날씨 소식을 전하며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는 것을 알리는 과정에서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당 화면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켜 선거방송심의규정의 공정성과 사실보도 조항 위반에 해당된다면서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기상 캐스터가 서울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마이크로그램을 기록한 게 특이해 보여 1이란 숫자에 주목했고, 만약 최저농도가 2였다면 당연히 2를 내세웠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선방위 권재홍 위원은 “30여년 방송사에 있으면서 ‘미세먼지 1’을 저렇게 표현하는 것은 처음 본다. 또 2월 23, 24, 26일에도 서울 여러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을 기록했기 때문에 새로운 일도 아니었다. 특정 정당의 기호를 연상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틀 뒤인 2월29일 “날씨 정보에 정치라는 프레임을 씌워 사실을 곡해한 이번 사례는 매우 뜻밖이고 당황스럽다. MBC 뉴스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에 유감”이라고 언급한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도 민원이 제기됐다.

양쪽의 주장이 대립하는 특정 사안에 일방의 입장 위주로만 방송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박애성 위원은 “숫자 1을 세워 놓은 것과 관련해 아주 많은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특정 당 연상을) 의심할 수 있는 방송을 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문환 위원도 “서울에 늘 미세먼지가 가득한데 잠시 일부 구에서라도 1이 있었다면 특이성을 뽑아 뉴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선거국면이기 때문”이라면서 “전례가 있었는데도 선거국면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화면을 쓴 것은 심각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야권 추천 심재흔 위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고, 이미나 위원도 “의도적이지 않다면 법정제재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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