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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 이어 '카드게임' 논란까지...바람 잘 날 없는 축구대표팀

중앙일보

입력

카드 게임 논란에 휩싸인 대표팀. 연합뉴스

카드 게임 논란에 휩싸인 대표팀. 연합뉴스

아시안컵 기간 중 '내분'으로 팬과 축구계에 충격을 준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드 게임'으로 또 다시 논란이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올 초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 기간 축구협회 직원과 일부 선수들이 카지노에서 쓰이는 칩을 놓고 카드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1월 3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전지훈련을 했다. 이 기간 일부 선수와 직원 A씨가 한국에서 가져온 칩을 이용해 카드놀이를 했다는 것이다. A씨는 현장에서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팀장급 직원이었다.

전지훈련 기간 중 일부 선수들과 지원 스태프 사이에 생긴 갈등을 푸는 과정에서 휴게실에서 카드 게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가한 선수들은 대부분 어린 선수들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소집 기간이 긴 대회에 참가할 때 대표팀 선수들이 숙소 내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카드, 장기, 바둑, 보드게임, 비디오게임기가 비치된 휴게실을 운영한다. 카드 게임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돈이 오갔다고 해도 내기 수준의 판돈이라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큰 돈을 잃은 참가자가 4∼5만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축구협회는 카드 게임을 하게 된 과정, 판돈의 액수 등을 놓고 볼 때 이들이 '도박'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다만 카지노에서나 쓰이는 카드 게임용 칩을 대표팀 숙소에 가져간 것 자체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지난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의 직위를 해제했다. 이를 위해 자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카드놀이에 대한 도박성 여부 등을 판단했다. 축구협회는 A씨와 주변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A씨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앞서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대표팀 내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낸 사건이었다. 대표팀 임시 사령탑에 오른 황선홍 감독은 이달 태국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 2연전에 이강인을 선발할 지 깊은 고민 끝에 지난 11일 발탁을 발표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대표팀 내부는 물론 축구협회 내 기강도 느슨해졌다는 게 그대로 드러난 게 '카드 사건'"이라며 "신속히 대책을 세우고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첫 경기인 태국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입장권이 매진됐다. 태국전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이강인 사태'로 태국전을 보이콧하자는 일부 목소리도 있었으나, 붉은악마는 "(조직) 존재의 본질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라며 "보이콧을 하지 않고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21일 태국과 첫 경기를 마친 후 22일 태국 방콕으로 이동, 26일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C조 4차전이자 태국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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