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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한국인 1명 '간첩혐의' 첫 체포…北벌목공 돕던 선교사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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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중앙포토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중앙포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남성은 현지에서 북한이탈주민 구출 활동 등을 해 온 선교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JTBC에 따르면 한국인 백 선교사는 올해 초 중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한 뒤 북한 근로자들을 위한 사역 활동을 하다 러시아 연방 보안국에 체포됐다. 그는 주로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북한 관련 활동을 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엔 벌목이나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인 근로자가 최소 수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있는 한 지인은 백씨가 북한 관련 사역을 꾸준히 해왔다며 “러시아 보안국에서 체포영장을 들고 찾아와서 정식 절차를 밟아 입건해 갔다”고 전했다.

백 선교사는 북한 근로자들과 직접 접촉하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지원하던 일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국내의 한 소외계층 지원 단체에 적을 두고 해외 활동을 펼쳤으며, 해당 단체는 백씨의 구명활동에 나설지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11일 백씨의 체포 소식을 전하면서 “간첩 범죄 수사 중 한국인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에 따르면 백씨는 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추가 조사를 위해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다.

백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지난 1월 중국에서 육로로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한 뒤 며칠간 생활하던 중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됐다고 한다.

당시 블라디보스토크에 함께 간 백씨 아내도 FSB에 체포됐으나 풀려나 현재는 한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백 선교사에 대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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