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 5년간 59% 하락 …“정용진, 승진보다 사과가 먼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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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1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회장직 승진과 관련해 “승진보다 신음하는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 및 기업 밸류업 대책을 내놓는 것이 옳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단체로 2019년 설립됐다.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ㆍ학계 인사 9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 신세계그룹

포럼은 이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에 대한 반론’이란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 승진 이후 18년 만이다.

포럼 측이 문제 삼는 건 이마트의 저조한 경영성과와 과도한 차입금 등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대형마트 부문을 인적분할한 뒤 첫 적자다. 당기순이익도 1875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이마트 주가는 8일 종가 기준 7만11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7만6600원) 대비 7.1% 하락했다. 이마트 주가는 최근 5년 간 59%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는 23% 상승했다. 이런 주가 하락으로 이마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7배까지 하락했다.

포럼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본업과 무관한 인수합병(M&A)등으로 불어난 이마트의 과도한 차입금 규모 등을 꼽았다. 이마트의 금융부채는 14조원으로 시가총액(2조원)의 7배 수준이다. 포럼 측은 “이마트가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내는 등 유통 본업이 경영 위기”라며 “와이너리·골프장·야구단·스타벅스코리아 등 본업과 무관한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포럼은 이마트가 과도하게 불어난 차입금을 축소할 의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신세계건설이 골프장 3곳이 포함된 레저부문을 1820억원에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대해 포럼 측은 “최고 명문 (골프장인) 트리니티 클럽 매각이 아까운지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정 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것도 문제 삼았다. 정 회장은 2013년 이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포럼 측은 “정 회장은 그동안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법적 책임은 부담하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았다. 책임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경영 위기가 초래된 것 아니냐”며 “정 회장 본인도 이사회 참여를 통해 책임 경영을 실현하지 않으면 ‘키맨 리스크(Key man risk)’가 이마트 주주들을 계속 괴롭힐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마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수로 17억8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사퇴한 강희석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의 보수는 10억34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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