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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 아닌 사람이 치는 드라이버니까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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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리드(오른쪽) 캘러웨이 R&D 및 투어 부문 수석 부사장과 브라이언 윌리엄스 R&D 부사장이 8일 서울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팀 리드(오른쪽) 캘러웨이 R&D 및 투어 부문 수석 부사장과 브라이언 윌리엄스 R&D 부사장이 8일 서울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챗GPT 등으로 인해 인공지능(AI)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골프에서도 AI를 통한 혁신이 일어날까.

캘러웨이 R&D 수석 부사장 인터뷰 #“경쟁사는 4개 우리는 5만개 시제품 테스트 #AI 스모크는 MOI 11K 이상 효과” #

캘러웨이의 AI 전도사들이 방한했다. R&D와 투어 담당 수석 부사장 팀 리드와 R&D 담당 부사장인 브라이언 윌리엄스다. “한국 시장을 더 잘 알기 위해 왔다”라고 했지만 두 R&D 수장이 동시에 온 걸 보면 캘러웨이의 AI 기술을 전파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윌리엄스 부사장은 “캘러웨이에는 50명 이상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클럽 디자인 쪽에서 일하고 있다. 그중 12명은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자다. 2017년부터 꾸준히 인공지능을 활용했고 드라이버뿐 아니라 아이언, 퍼터까지 딥러닝을 활용하면서 컴퓨터 사용량이 늘어나 클라우드 용량을 최근 2.5배 늘렸을 정도”라고 했다.

8일 서울 강남 캘러웨이 본사에서 인터뷰했다.

한국 드라이버 시장은 올해 10K가 화두다. 테일러메이드는 Qi 10을, 핑은 G430 MAX 10K를 내놨다. 핑과 테일러메이드는 “MOI가 10K(1만)를 넘은, 빗맞아도 똑바로 가는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MOI(관성모멘트: Moment of Inertia)가 높으면 볼이 헤드 페이스 가운데 맞지 않아도 덜 휘고 거리 손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Ai 스모크 드라이버를 출시한 캘러웨이는 MOI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윌리엄스 부사장은 “MOI는 매우 중요하지만 MOI를 높이는 건 전통적인 과거의 설계 방식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10K라는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MOI 9300과 1만의 퍼포먼스 차이는 크지 않다”고 했다.

MOI 수치가 큰 헤드의 단점도 있다고 한다. 리드 수석 부사장은 “MOI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헤드 크기를 좌우 또는 위아래로 늘려 크게 만들어야 한다. 헤드 사이즈가 커지면 공기 저항이 커져 스피드가 줄어든다. 또한 무게 중심이 뒤쪽으로 쏠려야 하는데 스핀이 너무 많아져 거리 손실이 생긴다. 큰 헤드에 거부감을 가진 골퍼도 있다. MOI 수치를 높이기 위해 희생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인공지능으로 만든 Ai 스모크 드라이버는 관용성을 높이기 위해 거리 등 다른 퍼포먼스를 희생하지 않았다. 페이스 어디에 맞아도 덜 휘어지고 거리손실도 적어 실질적인 관용성으로 보면 10K가 아니라 11K 이상의 효과”라고 했다.

주말 골퍼들에게 MOI 수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MOI는 로봇이 테스트하기 때문이다. 어택 앵글, 헤드 패스, 임팩트시 페이스 스퀘어 정도가 모두 ‘완벽한’ 스윙에서 힐이나 토 쪽을 때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대한 테스트다.

일반 골퍼들은 그렇게 스윙하지 않는다. 스윙 궤도는 아웃사이드 인이 많고 페이스는 스퀘어로 들어오는 일이 드물다. 로봇테스트를 인간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윌리엄스는 “인간의 모든 스윙은 다르다. 2017년부터 AI에게 수많은 골퍼의 스윙정보를 입력했고 이를 딥러닝을 통해 모델링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고 다시 그 결과를 모델링했다. 이를 통해 각 골퍼의 유전자 비슷한 수많은 ‘스윙코드’를 만들었다. 이를 활용해 만든 것이 스마트 페이스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캘러웨이 Ai 스모크 드라이버가 삐뚤빼뚤한 주말 골퍼의 개성 있는 스윙에 가장 괜찮은 솔루션을 주는 드라이버라는 말이다.

AI가 만든 드라이버와 일반 드라이버와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윌리엄스는 “경쟁사가 너댓개의 시제품을 테스트할 때 우리는 5만 개의 가상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우리 제품은 로봇으로 쳤을 때 경쟁사 제품 대비 3~5야드 정도 멀리 간다”고 했다.

세상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는 AI의 가공할 능력을 생각하면 3~5야드는 대단치 않아 보인다.

윌리엄스는 “(완벽한 스윙을 하는) 로봇이 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사람이 쳤을 때 차이는 더 크다. 특히 볼이 멀리 벗어나지 않는 점에서 탁월하다. 골프 장비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사용하는 거니까 AI를 활용한 드라이버의 퍼포먼스가 훨씬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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